"시상식 열 때냐"...LA 산불에 영화계 '불똥'

입력 2025-01-16 09:38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대형 산불이 9일째 이어진 가운데 할리우드 영화계 주요 행사가 줄줄이 연기·축소되고 있다.

아카데미(오스카상) 시상식을 주관하는 미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오는 17일로 예정된 제97회 수상 후보 발표 일정을 오는 23일로 연기했다.

당초 이 행사는 이날(15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산불로 17일로 연기됐는데, 또다시 늦춰졌다.

아카데미 측은 후보 발표를 오프라인 행사 없이 온라인 이벤트로만 진행한다고 밝혔다. 오는 2월 10일 예정된 수상 후보자 오찬 행사도 취소했다.

이번 시상식 본행사는 원래 예정대로 오는 3월 2일 할리우드의 돌비극장에서 개최하고, 미 ABC 방송을 통해 생중계한다고 아카데미 측이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오스카 시상식 규모가 예년보다는 축소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크리틱스초이스 어워즈를 주관하는 크리틱스초이스협회(CCA)도 올해 시상식을 이달 12일에서 26일로 연기한 데 이어 또 2월로 미뤘다.

할리우드 배우조합(SAG)은 오는 2월 23일 예정된 SAG 시상식 후보 발표 행사를 취소하고, 최근 후보 명단만 공개했다.

시상식 방송 자체를 취소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배우 진 스마트는 인스타그램에 "할리우드 시상식을 생중계하는 방송사들은 시상식을 중계하지 말고, 그들이 벌어들일 수익을 화재 피해자와 소방관들에게 기부하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하기를 바란다"고 썼다.

이에 찬성하는 댓글도 많이 달렸지만, "방송사가 시상식 중계를 하지 않고 어떻게 수익을 낼 수 있느냐", "시상식 중계를 취소하면 이 행사를 준비 중인 수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는 등 반대 의견도 잇따랐다.

시상식 개최가 자칫 산불 피해자들을 외면하는 모양새로 비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할리우드 관계자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앤서니 홉킨스, 멜 깁슨, 빌리 크리스털 등 여러 할리우드 스타도 이번 화재로 집을 잃었다.

다만 주요 스튜디오들의 영화 제작에는 큰 영향이 없는 상황이라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디즈니, 소니픽처스, 파라마운트, 넷플릭스 등 대기업들의 스튜디오 건물이 화재 지역과는 떨어진 곳에 있는 데다 영화 촬영 등 대부분의 작업은 이미 물가가 비싼 LA를 떠나 조지아주·뉴멕시코주나 영국, 호주 등에서 이뤄지고 있어서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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