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성장률 1.9% 하회"...하방 위험 커져
고환율도 발목…환율 변동성 확대 가능성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늘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도, 국내 경기에 대한 상당한 우려를 표했습니다.
한국은행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김예원 기자, 이창용 총재가 지난해 4분기 우리 경제 성장률을 더 하향할 가능성도 언급했다고요?
<기자>
네, 12월 내수 지표가 예상보다 더욱 안 좋았기 때문입니다.
한은은 지난해 4분기 우리 경제 성장률이 0.2%를 밑돌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앞서 12월 중순 계엄사태의 여파로 4분기 경제성장률을 0.5%에서 0.4%로 하향했는데, 이를 또 0.2%로 더욱 낮춘 겁니다.
이렇게 되면 지난해 연간 성장률이 2.1% 정도로 더욱 낮아지게 됩니다.
이창용 총재는 비상계엄 선포 이후 얼어붙었던 소비심리가 내수 소비, 건설 경기 등 실제 소비 지표 악화로 나타났다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정치 불안의 영향으로 올해도 소비심리 위축이 이어지며 내수 회복세도 예상보다 더딜 전망입니다.
아울러 우리경제를 바치던 수출 증가세도 지난해 높은 기저 효과에 올해는 크게 둔화될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1분기 이후 성장 경로도 미국 신 정부에 더해 향후 추경 등 재정 정책과 정치적 프로세스 같은 대내외 요인으로 매우 불확실한 상황입니다.
이에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도 기존 예상치인 1.9%를 하회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내수와 수출 모두 더욱 어려워질 것이고. 특히 1,470원대까지 올랐던 환율도 한국경제의 복병으로 꼽힙니다.
오늘 이 총재도 외환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언급했습니다. 지금보다 환율이 더 오를 수도 있다는 겁니까?
<기자>
네, 한국은행은 환율의 특정 수준을 언급하는 대신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습니다.
이 총재는 특히 환율이 오르는 이유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는데요.
그간 1,470원까지 올랐던 환율을 분석해볼 때, 50원 정도는 달러 강세에 기인하고, 30원 정도가 국내 정치 상황때문이라고 봤습니다.
앞으로 트럼프 신 정부에 따라 달러 강세가 계속 이어질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는 거고요.
국내에서도 헌법재판소 결정 등 정치 상황 변화에 따라 환율이 당분간은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봤습니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1470원대로 오른 채 유지된다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15%p 오른 2.05%가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환율 오름세에 따른 물가 상승 우려도 커졌단 평가입니다.
<앵커>
2월이라고 해서 환율이 안정된다고 볼 순 없겠네요. 환율 불안이 이어진다면, 또 금리 인하가 어려워지는 거 아닙니까?
오늘 기자설명회에서 향후 금리 인하 경로에 대한 힌트도 있었습니까?
<기자>
네, 이 총재는 금리 동결은 했지만, 경기 걱정을 안 하는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특히 오늘 통방에선 금통위원 6명 전원이 3개월 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를 두고 이 총재는 경기만 보면 금리를 내리는 게 당연한 상황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는데요.
다만, 금리 인하가 경기뿐 아니라 환율, 가계부채 등 여러 변수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대내외 불확실성이 큰 만큼 현 시점엔 지켜보자는 판단이었단 겁니다.
또, 대외 불확실성 중 중요하게 꼽히는 건 미국 연준의 금리인하 경로 변화입니다.
우선, 한은은 미 연준의 금리 인하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연준의 금리 동결이나 1차례 인하에 더해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고 언급했는데요.
다만, 금리 인상기와 달리 인하기엔 미국과 독립적으로 국내 경제 상황만 보고 판단할 여력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국내 경제성장의 하방 위험이 더욱 커진 점 등을 감안할 땐, 트럼프 취임 이후 정책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줄어드는 오는 2월엔 한은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단 분석입니다.
지금까지 한국은행에서 한국경제TV 김예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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