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저비용 AI 모델을 내놓자 격동하던 미국 증시는 28일(현지시간) 다소 진정된 모습을 보였다.
전날 폭락했던 엔비디아는 이날 뉴욕증시에서 전날보다 8.82% 오른 128.86달러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3조1천558억달러로, 다시 3조달러대 선으로 올라왔다.
대형 기술주 '매그니피센트 7' 대부분이 강세를 보였다. 이날 애플(3.65%)과 마이크로소프트(2.87%), 아마존(1.16%), 구글 알파벳(1.70%), 메타(2.19%) 등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03% 올랐다. 반도체 관련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1.09% 상승했다.
전날 중국 딥시크의 AI 모델이 오픈AI 등 미 기업들의 AI 모델에 필적할 성능을 갖췄으면서도 훨씬 적은 비용으로 개발됐다는 점에 세간이 놀라 미 증시는 크게 출렁거렸다.
미국 AI 관련 기업에 대해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AI 칩 대장주인 엔비디아는 전날 하루 무려 16.97% 폭락했다. 시총이 하루 만에 5천890억달러(약 846조6천875억원) 증발해 뉴욕증시에서 역대 단일 기업으로 하루 최대 시총 감소 기록을 세웠다.
그간 미국 기업들은 수백억∼수십조원을 AI 모델 개발에 투입했는데, 딥시크는 개발 비용이 557만6천달러(약 78억8천만원)에 불과하고 엔비디아의 저성능 저가 칩만 사용했다고 밝혀 크게 대비됐다. 이에 엔비디아의 고가 AI 칩에 대한 '무용론'이 일었다.
딥시크의 저렴한 AI 모델 개발 방식이 확산하면 엔비디아의 매출과 순이익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고 투자자들은 우려했다.
하지만 월가에서는 이날 대체로 AI 산업의 전망을 장기적으로 낙관하면서 엔비디아에 대한 투자 등급을 내리지 않았다고 미 경제매체 CNBC 등이 전했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엔비디아의 목표주가를 종전의 166달러에서 152달러로 낮췄지만 '비중확대' 등급은 유지했다.
모건스탠리의 조지프 무어는 "딥시크의 AI 혁신은 추가적인 미국의 수출 통제로 이어지거나 (기업들의) 비용 지출 열기를 낮출 수 있다"며 "하지만 긍정적인 관점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바클레이스의 레이모 렌쇼는 "소프트웨어 산업에 있어서 딥시크가 가져온 잠재적 이점과 단점의 영향을 구분해야 한다"며 "적은 비용으로 생성형 AI 채택이 더 쉬워진다면 이는 AI가 소프트웨어 세계에 더 빠르고 넓게 확산할 것임을 의미한다"고 짚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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