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초 둔화됐던 가계부채 증가세가 다시 확대될 수 있단 한국은행의 경고가 나왔다. 기준금리 인하 등 금융여건이 완화되는 가운데, 지난달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해제의 영향으로 주택가격 상승 기대감을 부추길 수 있단 우려 때문이다.
한은은 13일 '3월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가계대출이 당분간 둔화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보이지만, 주택시장 상황 등을 고려할 때 불확실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가계대출은 지난해 8월 한 달 사이 10조 원 가까이 급증했다가, 2단계 스트레스DSR 시행 등 거시건전성 규제 강화로 이후 월 4~5조 원대로 증가 규모가 축소됐다. 올해 들어서는 1월 중 계절요인 등으로 감소했다가 2월에는 4조원 대 증가 전환했다.
우선 수요 측면에서는 최근의 주택시장 조정 흐름을 고려할 때 단기간 내에 크게 확대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올해 전체로 보면 주택시장 상·하방 요인이 혼재돼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한은은 "금융여건 완화, 역전세 상황 해소에 따른 전세자금 수요는 상방 요인으로, 분양 및 입주 물량 감소와 경기위축에 따른 투자수요 감소는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급 측면에서는 은행들이 가계부채 증가율을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이내에서 관리하겠다는 정부 정책에 맞춰 월별·분기별로 관리해 나갈 것으로 예상했다.
명목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지난 2022년 말 97.3%에서 2023년 말 93.6%, 지난해 말 90.5%로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다만 정책대출 공급규모는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들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정책대출의 경우 낮은 대출금리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배제 등 상대적으로 유리한 대출조건 등으로 서민·실수요자의 수요가 꾸준히 지속되면서 월 2~3조 원대의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한은은 특히 금융여건이 완화되는 가운데 ▲은행들의 가계대출 관리조치 완화 ▲서울 일부 지역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해제의 영향 등이 주택가격 상승 기대와 가계부채 증가세를 자극할 가능성에 대해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토허제 해제 이후 3월 둘째주 서울 송파구, 강남구, 서초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각각 0.72%, 0.69%, 0.62% 올랐다. 3구 모두 부동산 시장이 활황이던 2018년 이래 최대 상승폭을 기록한 것이다.
서울시의 토허제 해제가 강남 3구 아파트 가격 상승세의 촉매제가 됐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오쏘공(오세훈 시장이 쏘아올린 공)'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할 정도다.
박종우 한은 부총재보는 "서울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주택 가격 상승세가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고, 그런 것들이 주변 지역으로 확산되면서 이번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 등이 예상보다 많이 늘어나고 있다"며 "주택 거래가 늘어나면 1~2달 정도 시차를 두고 가계부채에 항상 영향을 미쳐왔다"고 말했다.
이어 "2월 가계대출이 예상보다 더 늘기는 했지만, 가계부채가 둔화 흐름이라는 평가를 바꿀 정도는 아직 아니다"면서도 "2월에 늘어난 주택 거래가 향후 가계대출 증가에 분명히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한은은 "가계대출 증가세가 재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DSR 적용 범위 확대 등 추가적인 거시건전성 규제 강화를 통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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