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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韓 민감국가' 분류 파장…한미 소통 '삐걱'

입력 2025-03-15 13:09  

  민감국가 분류 파장한미 소통 삐걱

미국이 지난 1월 원자력,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 협력이 제한될 수도 있는 '민감국가' 목록에 한국을 추가했다는 사실이 14일(현지시간) 확인되면서 탄핵 정국 속 한미 '엇박자' 소통 가능성이 현실로 노출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해 말 계엄 선포 후 탄핵 심판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정부는 한미 동맹은 변함없다는 메시지를 여러 차례 발신해왔지만, 핵심적인 양국 협력 분야를 둘러싼 미국의 움직임을 조기에 파악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미국 에너지부(DOE)는 이날 한국이 '민감국가 및 기타 지정국가 목록'(Sensitive and Other Designated Countries List·SCL)에 들어있다고 공식 확인하며 "이전 정부는 2025년 1월 초 한국을 SCL의 최하위 범주인 '기타 지정 국가'(Other Designated Country)에 추가했다"고 밝혔다.

목록 효력 발효는 다음 달 15일로, 특별한 변화가 없으면 이때 한국은 최종적으로 SCL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정부는 목록 효력 발효 직전까지 이를 시정하기 위해 미국과 협의한다는 입장이지만, 남은 기간 한국의 입장을 관철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이미 목록에 포함된 지 두 달가량이 지난 데다 발효가 임박한 상황이어서 미국 정부를 설득할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관련 동향이 포착된 이후 보여 준 당국의 대응도 이런 우려를 뒷받침한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지난 1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회의에서 미국 정부의 한국 SCL 분류 움직임에 대해 "비공식 제보로 받은 것을 가지고 상황을 파악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미국 정부로부터 한국 SCL 포함 후 관련한 공식적인 언질을 받지 못했고, 정부도 자체적으로 이 같은 동향을 미리 파악하지 못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조 장관은 회의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심각하지 않은 어떤 요인 때문에 생기는 일회성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도 말했는데, 상황을 과소평가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외교부가 그동안 한미 간 핵심 동맹 분야로 원자력, AI 등 첨단 과학 기술을 빠짐없이 거론해온 만큼 이를 세심하게 챙기지 못한 정부의 과학기술외교 역량도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SCL에 포함된 시점이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때라는 점도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다.


관련 보도가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해당 조치가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이후 이뤄졌을 것으로 보는 의견이 다수였는데, 이 때문에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와 한국 내 자체 핵무장 및 이를 위한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 요구 여론이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왔다.

2023년 1월 윤 대통령이 북한의 도발 수위가 더 고조될 경우를 전제로 "대한민국이 전술핵을 배치한다든지 자체 핵을 보유할 수도 있다"고 언급하는 등 국내에서 높아가는 자체 핵보유 여론이 미 당국의 우려를 불러왔다는 의미다.

일각에서는 추후 트럼프 정부의 한국 핵능력 지원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바이든 행정부의 조치였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민감국가 목록 포함 시점이 지난 1월 초였던 점이 알려지면서 이와 함께 당시 국내 비상계엄 사태 및 탄핵 정국도 DOE의 결정 과정에 주요하게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DOE 홈페이지에 따르면 민감국가는 정책적 이유로 특별한 고려가 필요한 국가를 의미하는데, 국가안보·핵 비확산·경제안보 위협·테러 지원·지역 불안정을 이유로 특정 국가를 민감국 리스트에 포함할 수 있다.

실제 제이크 설리번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 1월 10일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에 대해 "충격적이었으며 잘못됐다고 생각했다"고 언급하는 등 미국 정부는 부정적 입장을 보인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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