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컷 생쥐에게 간헐적 단식을 장기간 하게 했더니 성욕이 늘어 짝짓기 등 성적 행동을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신경퇴행성질환 센터(DZNE) 댄 에닝거 박사와 중국 칭다오대 위 저우 교수팀은 24시간 주기의 간헐적 단식을 장기간 한 늙은 수컷 생쥐가 비정상적으로 새끼를 많이 낳는 현상을 분석,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29일 과학 저널 셀 메타볼리즘(Cell Metabolism)에 밝혔다.
이는 단식이 수컷 생쥐의 새끼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하는 연구를 하던 중 장기간 단식한 늙은 수컷 생쥐가 비정상적으로 많은 수의 새끼를 낳는다는 사실을 우연히 발견하며 시작됐다.
에닝거 박사는 "단식한 수컷은 자유롭게 먹을 수 있는 생쥐보다 암컷과 훨씬 더 많은 성적 접촉을 했고 새끼도 나이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많이 낳았다"며 "이들의 짝짓기 행동은 나이로 볼 때 생리적 한계를 넘어서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생후 2개월부터 수컷 생쥐들에게 24시간 동안 자유롭게 먹게 하고 다음 24시간은 물만 먹게 하는 간헐적 단식을 최장 22개월 동안 실시한 다음 단식하지 않은 생후 3개월 된 암컷과 만나게 했다.
그 결과 늙은 생쥐와 어린 생쥐 모두 간헐적 단식을 한 다음 짝짓기 행동이 크게 증가했다. 다만 간헐적 단식 기간이 6주 이하로 짧을 경우에는 이런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칭다오대 저우 교수는 "성욕 증가에 필요한 간헐적 단식 최소 기간은 6주에서 6개월 사이인 것 같다"고 말했다.
성적으로 활동적인 수컷 생쥐들은 성욕 억제 효과와 관련된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이 비정상적으로 낮아 성적으로 억제되지 않은 상태였고 조절 기능이 약화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로토닌 합성에는 필수 아미노산 트립토판이 필요한데 트립토판은 체내 합성이 안 돼 먹이를 통해 섭취해야 한다.
에닝거 박사는 "단식한 생쥐는 대조군보다 열량 섭취량이 15% 정도 적었고 트립토판 섭취량도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며 "단식한 쥐의 세로토닌 부족은 단식의 결과임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성욕 부족으로 노인층이 고통을 받는다면서 "이에 대한 더 자세한 조사가 필요하고 이 연구 결과를 치료에 적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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