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국들에 고율 관세를 부과한 뒤 미국 증시가 급락했지만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을 오히려 사들이고 있다. 지금을 저가매수 타이밍으로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미국 증시가 반등할 지에 대해 전문가마다 전망이 엇갈린다.
1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한주간(4~10일)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순매수액은 18억6천676만달러(약 2조7천억원)에 달했다.
직전 주(3월28일∼4월3일)는 9억98억달러, 그 전주(3월21일∼3월27일)는 3억7천475만 달러였다. 미국주식 순매수액이 최근 2주새 약 5배로 급증했다.
지난 한주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산 미국주식은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고위험 상장지수펀드(ETF) '디렉션 데일리 반도체 불 3X SHS'로 5억9천251만달러(8천556억원)를 순매수했다.
그 다음으로 전기차 업체 테슬라(2억7천182만달러), 나스닥 100지수를 3배로 따라가는 ETF인 '프로쉐어스 울트라프로 QQQ'(2억5천875만달러)를 많이 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국 대상 관세 부과에 글로벌 경기 침체 공포가 퍼지면서 미국 증시는 추락을 거듭했다.
S&P500지수는 연초 이후 지난 10일 기준 10.4%가 떨어졌다. 애플, 엔비디아, 테슬라 등 미국 간판 종목들 주가도 내림세를 면치 못했다.
이에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주식 보관액(잔액)은 작년 연말 1천121억달러(약 159조7천억원)에서 지난 9일 기준 985억9천만달러(약 140조5천억원)로 줄었다.
9일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외의 모든 국가 상호관세를 90일 유예하면서 금융시장이 다소 안정을 찾았지만, 미중 간의 관세 갈등은 더 격화해 시장은 여전히 불안감이 팽배한 상태다.
중국은 11일 미국에 대한 보복 관세를 125%로 또 올리며 145%의 대중 관세를 결정한 미국과 한 치의 양보 없이 맞서고 있다.
향후 미국 증시 전망에 대해서는 전문가마다 분석이 갈린다.
낙관론자들은 미국 증시는 폭락 후에도 항상 빠르게 반등이 일어났다는 점을 지목한다. 관세도 주요국과의 협상을 통해 미국의 국익을 챙기는 선에서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NH투자증권의 조연주 연구원은 "트럼프의 정책 불확실성으로 향후 변동성 장세가 지속할 전망이지만, 결국 협상을 통해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할 것이며 감세 및 규제 완화 등의 정책 시프트(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방향성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행보가 초유의 무역 분쟁을 고착시킬 위험이 큰데다, 고물가와 경기침체가 예상보다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이다.
유진투자증권의 허재환 연구원은 "현 미국 상황은 애초 처음 접하는 사건들이라 예전 패턴 기반의 관측이 어렵다"며 "미국 주식이 바닥을 쳤다고 확언하기 어려워 적극적 투자보다 조금 더 관망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