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한 병원 체외인공수정(IVF·시험관) 시술 과정에서 실수로 배아가 바뀌면서 엉뚱한 산모의몸에 이식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11일(현지시간) AP·AFP·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호주의 대형 IVF 서비스 기업 모내시IVF는 성명을 내고 이 같은 사실을 발표했다.
성명과 호주 매체들에 따르면 지난해 호주 북동부 퀸즐랜드주 브리즈번에 있는 모내시IVF의 병원에서 다른 부모의 배아를 잘못 이식받은 산모가 아이를 출산했다.
이후 지난 2월 산모의 요청으로 남은 배아를 다른 IVF 기관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기록에 없는 배아가 하나 더 발견됨에 따라 모내시IVF 측은 조사에 착수했다.
그 결과 다른 부모의 배아가 잘못 해동돼 산모에게 이식된 것으로 나타났다.
모내시IVF 측은 "다단계 식별 절차를 포함한 엄격한 실험실 안전 프로토콜을 시행하고 있었는데도 인적 오류가 발생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인정했다.
또 "모내시IVF의 모든 임직원은 깊은 슬픔에 잠겨 있으며, 관련된 모든 이에게 사과드린다"면서 "이 극히 고통스러운 시기를 겪는 환자들을 계속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산모와 아이의 신원 관련 사항은 이들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공개되지 않았다.
어맨다 리시워스 호주 사회복지부 장관은 방송에서 "IVF로 아이를 낳은 사람으로서 정말 마음이 아프다"면서 "이 가족이 얼마나 큰 고통을 겪고 있을지 상상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퀸즐랜드주 보건부도 "모내시IVF와 협력해 퀸즐랜드 내 병원의 안전장치를 강화하고 모든 위험을 파악하고 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1971년 문을 연 모내시IVF는 호주 전국에 수십 개 병원을 두고 호주 전체 IVF의 약 4분의 1을 담당하는 대형 기관이다. 호주 증시에 상장된 이 회사 주가는 이 소식이 알려진 이날 35.8% 폭락, 약 1억5천만 호주달러(약 1천340억원)의 시가총액이 사라졌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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