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이호해수욕장에서 때아닌 '미역과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17일 오전 이호해수욕장에는 전날에 이어 미역 더미 수십 t이 또다시 밀려와 백사장을 뒤덮었다.
제주시 소속 바다환경지킴이와 공공근로자 20여명은 이날 오전 8시부터 쓰레기 포대 수백개 가지고 미역 수거 작업을 벌이고 있다.
떠밀려온 미역의 양이 막대해 트랙터가 동원됐지만, 트랙터가 작업에 적합지 않아 결국 사람 손으로 미역을 포대에 담아 치우는 작업이 반복됐다.
지난 16일 떠밀려온 미역의 양만 무려 20t 가량으로 폐사한 미역을 담은 포대를 실은 1t 트럭은 30회 이상 이 쓰레기 집하장을 오갔고, 이날도 상황은 비슷했다.
바다환경지킴이 등이 폐사한 미역 더미를 치우느라 구슬땀을 흘리는 동안 해변을 찾은 관광객과 시민은 수거 작업 현장을 피해 다녀야 했다. 미역이 부패하기 시작하면서 악취와 함께 해충들이 꼬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미역이 대량으로 바닷가로 떠밀려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다.
수십t에 달하는 미역이 백사장으로 떠밀려 온 이유를 놓고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관련 기관도 조사에 나섰다.
일부 전문가들은 지난 주말께부터 이어진 거센 풍랑으로 바위에 붙어 있던 미역이 떨어져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강형철 제주도해양수산연구원 연구사는 "최근 떠밀려온 미역은 지난해 12월께부터 자라기 시작했던 것"이라며 "미역의 밑동을 포함한 전체적 상태가 좋은 것으로 볼 때 최근 4.5m에 달하는 강한 파도가 수일간 몰아치는 과정에서 물리적인 힘에 영향을 받아 떨어져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주도해양수산연구원은 당분간 미역이 이호해수욕장으로 추가 유입될 것으로 보고 정확한 미역 유입량과 자세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현장에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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