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업계가 중국발 공급과잉 여파로 업황 부진을 겪고 있는 와중에 최대 수출 시장인 미국의 관세 조치까지 더해져 1분기에도 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연합인포맥스가 증권사들 최근 1개월 컨센서스(시장 기대치)를 종합한 결과 포스코홀딩스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5천525억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5.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매출은 17조8천57억원으로 1.4% 줄어들 전망이다.
포스코 등 철강 사업 부문 매출은 작년 1분기(14조4천620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14조3천억원 안팎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영업이익은 작년(3천390억원)보다는 다소 늘어난 3천700억원대로 10%가량 개선될 것으로 추산된다.
철강업계 2위 현대제철도 작년 1분기에는 영업이익 558억원의 흑자를 기록했지만 올해 1분기는 300억원대 영업손실이 발생하며 적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은 5조5천억원 수준으로, 작년보다 7∼8% 축소될 전망이다.
동국제강그룹과 세아베스틸, 세아제강 등의 1분기 실적도 작년 동기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작년부터 철강 업계는 글로벌 경기 둔화에 중국발 공급 과잉 및 해외 저가 철강재 유입까지 겹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분기 고환율로 인한 원재료 비용 부담이 늘어 일부 수출 가격 상승에도 실적 개선이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현대제철의 경우 7개월간의 임단협 협상 과정에서 노조의 파업 등으로 인한 생산 차질로 판매량이 줄어 실적이 타격을 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지난달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이후 지난달 대미 철강 수출이 작년 동월 대비 10% 넘게 줄어 관세 영향이 본격화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로써 한국 철강 업계는 2018년부터 적용받던 연간 263만t 규모의 대미 수출 무관세 쿼터가 폐지되고 경쟁국들과 동일한 25%의 관세 조건에서 경쟁하고 있다.
대미 수출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경쟁력이 있는 한국 철강 업계에 기회라는 분석도 있다.
이재광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에서 열연 제품 가격이 연초 대비 38% 이상 상승한 점을 감안하면 관세 부과 효과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오히려 쿼터제 폐지로 수출 물량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이 지난달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철강 감산 조치를 예고하고, 한국 정부가 중국산 후판·열연강판 등에 대한 반덤핑 제재·조사에 나서는 등 국내 시장 교란 행위에 적극 대응 중이라 2분기부터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박현욱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2분기는 중국의 감산과 철강 수출이 감소로 국내 철강 가격 교란 요인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한국 정부의 수입산 반덤핑 관세 조치로 향후 국내시장 점유율이 향상되고 내수 가격도 인상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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