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식품 회장 퇴진 꼼수 논란…경영권승계 마무리단계(종합)

입력 2017-01-06 17:48  

천호식품 회장 퇴진 꼼수 논란…경영권승계 마무리단계(종합)

촛불폄하·가짜홍삼 물의로 김영식 회장 선행도 빛바래

(부산=연합뉴스) 박창수 기자 = 천호식품 김영식 회장이 6일 전격 퇴진 의사를 밝히며 가짜 홍삼제품 판매 사태 등으로 불거진 논란 잠재우기에 나섰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다.

이미 경영권승계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이날 "홍삼제품 판매와 관련해 실망을 안겨드려 사죄한다"며 회사의 등기이사직과 회장직에서 사임한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도 천호식품과 관련된 어떤 직책도 맡지 않을 것"이라며 성난 고객에게 거듭 사과했다.


김 회장은 지난해 11월 촛불 집회를 비난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가 네티즌으로부터 뭇매를 맞고 사과했다. 논란이 채 가시기도 전인 이달 3일 천호식품은 물엿과 캐러멜색소를 넣은 가짜 홍삼 원료를 공급받아 제품을 판매하다가 적발됐다.

물의를 빚은 두 현안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다는 것인데 이미 회사 경영권 승계는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아들인 김지안씨가 2014년 천호식품 대표로 취임했는데 그의 회사 지분은 김 회장(8.5%)보다 많은 22%에 달한다.

또 사모펀드 2곳이 각각 34.1%와 15.4%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 경영권이 어떤 쪽으로 가든 김 회장의 영향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지역 유통업계에서는 김 회장의 퇴진에 그다지 의미를 두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천호식품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연 매출액 700억원 조금 넘는 작은 회사에서 창업자의 손길이 여기저기 미칠 수밖에 없으므로 회장 퇴임이 회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일"이라고 말했다.

천호식품을 둘러싼 논란으로 인해 김 회장이 벌여온 여러 선행도 빛이 바랬다.

그는 '남자한테 참 좋은데 설명할 방법이 없네'라는 유행어를 낳으며 명성을 얻은 이후 다자녀 가정에 장려금과 출산용품을 주고 출산장려 캠페인을 벌여 주목받았다.

김 회장은 1984년 혈혈단신으로 회사를 설립한 이후 직원 400명을 거느린 중소기업으로 발전시켰고 2013년에는 이런 성공담을 책으로 엮어내기도 했다.

그는 매주 복권 200장을 사 주변 사람에게 나눠주는데 지난해 말에는 자신이 2등에 당첨됐다. 당첨금 4천800여만원을 출산장려기금으로 내놓기도 했다.

pc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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