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比 11개월 연속 하락하다 반등…"일시적 현상, 낙관 말아야"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최악의 조선업 불황 여파로 끝을 모르고 추락하던 울산시 동구 주택 가격이 1년 만에 상승세를 보였다.
'떨어질 대로 떨어진 집값이 바닥을 친 것 아니냐'는 일부 관측이 나오지만, 이를 주택시장의 회복으로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울산시가 지난 연말 발표한 년 11월 주택매매가격 종합지수'를 보면 동구의 지수는 95.2로 전달인 10월(95.1)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10월 지수가 9월(95.0)보다 0.1포인트 상승한 데 이어 2개월 연속 오른 것이다.
주택매매가격 종합지수는 2015년 6월 주택 가격을 기준(100)으로, 현재 집값이 어느 수준인지 알 수 있도록 하는 지표다.
비록 지수가 아직 기준치보다 5포인트가량 낮은 데다 최근에 불과 0.2포인트 상승한 정도지만, 하락을 멈추고 2개월 연속 반등세를 보인 것은 의미가 적지 않다.
실제로 동구의 주택 가격 지수는 2015년 10월 기준치인 100을 기록한 이후 11개월 동안 내리막길만 걸었다.
지난해 1월과 2월에 지수 변동 없이 보합세를 보였을 뿐, 매달 0.1∼1.1포인트씩 떨어졌다. 이런 하락세가 10월부터 2개월 연속 상승세로 전환된 것이다.
이런 지수 변화는 표본 아파트 실거래 가격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전하동의 85㎡짜리 아파트는 2015년 10월 4억원에 거래됐으나, 지난해 9월에는 3억6천만원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11월에 3억7천800만원에 거래되며 2개월 만에 1천800만원을 회복했다.
지역이나 주택별로 가격 변동 방향이나 폭의 차이는 있지만, 조선업 불황과 현대자동차 파업 등의 영향으로 장기간 침체에 빠졌던 동구의 부동산 시장이 작년 연말에는 미약하게나마 회복 기미를 보인 것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는 일시적 현상일 뿐, 희망적인 신호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현대중공업의 사업부 분사·분리와 이에 따른 사업장 이전, 조선업 구조조정 등 불안요소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심형석 영산대 부동산·금융학과 교수는 8일 "최근 1∼2년간 조선업이 극심한 부진을 겪었지만, 그 영향이 부동산 시장에 본격적으로 나타난 것은 작년 하반기부터다"면서 "경기 부진 여파가 시차를 두고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분간은 (시장 회복을)낙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hk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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