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100여 년 전 독일 정부에 의해 학살된 나미비아 부족 후손들이 5일(현지시각) 독일 정부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AFP통신과 나미비아 최대 일간지 '더 나미비안' 등에 따르면 헤레로족과 나마족 후손은 1904~1908년 독일 점령군이 자행한 헤레로족과 나마족에 대한 집단학살과 관련, 외국인 불법행위 배상청구법(Alien Tort Claims Act)을 근거로 미국 뉴욕 연방법원에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이 법은 해외에서 발생한 불법 행위에 대한 책임을 미국 내에서도 물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베쿠이 루코로 헤레로족 연맹장과 데이비드 프레더릭 나마 전통부족연합 위원장은 '미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 보츠와나, 나미비아에 거주하는 모든 헤레로·나마족 대표'라는 이름으로 제기한 소송에서 '집단학살에 따른 배상과 보상'과 함께 독일과 나미비아 정부 간 협상의 자신들을 포함해 달라고 요구했다.
루코로 부족연맹장은 더 나미비안 인터뷰에서 외교적인 통로를 이용한 시도가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나 집단소송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집단학살 공식 사죄를 놓고 독일과 나미비아 양쪽 정부가 협상 중이나 이 과정에 정작 피해를 본 부족 후손들이 제외됐다는 이유에서다.
헤레로족과 나마족 학살 사건은 10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독일 정부는 1884~1915년 나미비아를 식민지로 통치했으며 당시 이 지역에 살던 헤레로족이 봉기를 일으켜 독일인 123명을 살해하자 헤레로족과 봉기에 동참한 나마족을 사실상 몰살했다.
이때 살해된 부족민은 10만 명에 이른다.
최근 독일과 나미비아 정부는 이 사건을 '집단학살'로 규정하는 공동 선언 발표를 놓고 회담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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