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프로축구 선수 출신 해설가로 유명한 신문선(59) 명지대 기록정보대학원 교수가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 선거에 단독 입후보하면서 당선 여부에 축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문선 교수는 6일 명지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상벌규정 강화, 타이틀 스폰서 확보, K리그 경기 콘텐츠 판매, 마케팅 극대화 등의 공약을 발표했다.
신 교수는 기자회견에서 "프로축구에서 심판 비리가 터졌는데 또 기업 구단주가 돈을 내서 불량품을 만들어 팔면 축구란 상품에 어떤 기업이 광고하겠는가"라며 "승부조작이 발견되면 더 강한 처벌로 한국 축구의 투명성을 제고하겠다"고 강조했다.
스폰서 문제에 대해선 "최순실 사건으로 어느 기업도 사회공헌 기금 명목으로 묻지마식 광고협찬이나 스폰서 참여는 더욱 어려워졌다"며 "만약 프로연맹이 35억원의 스폰서를 확보하지 못하면 축구협회에 프로연맹 지원책을 주장하겠다"라고 설명했다.
국내 프로축구 역사에서 프로연맹 총재직은 정몽준(1994년~1998년), 유상부(1998년~2004년), 곽정환(2005년~2010년), 정몽규(2011년~2012년), 권오갑(2013년~현재) 등 기업가들이 도맡았다.
이런 상황에서 신 교수는 역대 처음으로 '축구인 출신' 총재직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서울체고-연세대 체육학과를 나온 신 교수는 1983년 유공 축구단에 입단해 3시즌(64경기 3골 4도움)을 뛴 뒤 일찍 현역에서 은퇴했다.
1986년부터 축구 해설가로 변신해 인기를 끈 신 교수는 2014년에는 성남FC 대표이사에 취임하며 축구 행정가로도 활동했고, 현재 명지대 기록정보대학원에서 강의하고 있다.
오는 16일 열리는 프로연맹 총재 선거의 선거인단은 대의원 23명(K리그 구단 대표 21명·대한축구협회 2명)으로 구성된다.
재적 대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 대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결정된다. 대의원들이 전부 참석한다고 가정했을 때 신 교수는 최소 12표를 확보해야 한다.
신 교수는 "선거에서 진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K리그가 변해야 한다는 사람도 많다. 이번에 새롭게 사장이 오른 팀들도 있다. 그런 분들을 공략하겠다"며 선거 전략을 공개했다.
단독 출마한 신 교수가 구단들의 지지를 받는다면 올해 K리그 클래식과 챌린지의 메인 스폰서 유치 방안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K리그 스폰서는 그동안 프로연맹 총재가 책임을 져왔다. K리그의 상품성이 낮게 평가돼 선뜻 35억~40억원에 이르는 스폰서 비용을 부담하려고 나서는 기업이 없어 총재사가 스폰서 역할을 대부분 맡아 왔다.
신 교수는 이에 대해 "총재가 되면 직접 광고 영업을 뛰러 다니겠다"며 "프로연맹도 필요한 예산을 제외하고 줄일 수 있는 것은 줄여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축구계의 야당' 역할을 도맡아 한국 축구 행정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아 온 신 교수의 총재 출마에 축구인들도 깜짝 놀라는 분위기다.
그동안 K리그 발전을 저해해 왔던 승부조작, 낮은 중계권료 등 각종 적폐를 기존 총재들이 해결하지 못한 상황에서 신 교수가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고개를 갸웃하는 축구인들도 있다.
프로축구 구단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신 교수가 축구계에서 야당 역할을 표방해온 만큼 축구협회와 협업에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다"며 "무엇보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스폰서 확보다. 총재 자리는 큰 그림을 그리면서 정치적인 역할에 능해야 한다. 신 교수의 출마가 파격적이기는 하지만 쉽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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