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美 본토 겨냥 ICBM 개발 올해 말, 내년 초 완료 목표"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홍국기 기자 =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는 8일 "얼마 전까지 북한에 몸담은 사람으로서 언제든지 미국을 방문해 미국 국민과 정책입안자들에게 북한의 실상을 알리고 싶다"고 밝혔다.
태 전 공사는 서울 연합뉴스 사옥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미국 정부에) 북한 핵 개발의 진정한 의도를 올바로 알려 그들이 합리적이고 정확한 대북정책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된다면 나는 미국방문도 가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7월 영국에서 탈출해 한국행을 선택한 태 전 공사는 지난달 27일 기자간담회에서 "김정은(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있는 한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는다. 1조 달러, 10조 달러를 준다고 해도 포기하지 않는다"며 '한반도 핵 참화'를 막기 위해 적극적인 대외활동을 벌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이번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선 오는 20일 출범하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에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의도를 정확히 알려 미국의 새 행정부가 올바른 대북정책을 수립하는 데 일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태 전 공사는 "가장 중요한 건 굳건한 한미동맹을 유지하는 것"이라며 한국과 미국이 대북정책 공조를 강화할 필요가 있음을 역설하기도 했다.
그는 "2017년 한반도 정세는 상당히 불확실하다. 트럼프 행정부가 어떻게 대북정책을 펼칠지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한반도 정세를 안정시키려면 한국 자체가 예측 가능한 나라가 돼야 한다"며 대북정책의 일관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래야 주변 나라들도 북한이 이렇게 할 때는 한국은 이렇게 할 것으로 예측하면서 그것에 맞게 정책을 수립하는데 지금은 우리 한국 자체가 예측 불가능한 나라로 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제 대한민국은 지난 시기의 대한민국이 아니다"며 "임진왜란 때나 6·25동란 때는 우리 손으로 결정하지 못하고 대국들에 의해 농락당했다"면서 "이제 대한민국은 민족의 운명을 자체로 결정할 수 있는 능력과 경제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한반도 문제 해결에서 한국의 주도적인 역할을 강조했다.
태 전 공사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준비가 마감 단계라고 밝힌 것에 대해서는 "이제는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무수단)은 끝났고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남아 있으니 한국과 미국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숙제를 안겨준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북한은 언제까지 ICBM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냐'는 질문에는 "북한 내부적으로 2017년 말, 2018년 초 미국과 한국의 대통령 선거 등 정치적 전환기를 이용해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 공격능력과 핵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는 핵무기 소형화를 완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륙간탄도미사일도 2017년 말, 2018년 초에 끝내는 것이 목표"라며 "미국을 염두에 둔 것이다. 남한은 이미 공격권에 들어가 있고 이젠 미국까지 타격할 수 있는 공격능력을 갖췄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자아비판성 발언을 한 것에 대해서는 북한 내부실상이 상당히 긴박하다는 방증이자 현재 경제상황에 대한 책임 떠넘기기라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으로서도 '나는 진짜 (주민들을) 잘 살게 하려고 불철주야 뛰어다니는데 간부들이 제대로 움직이지 못해서 현재 경제상황이 조성됐다'는 것으로, 결국 정책적 결핍으로 초래된 난관과 주민 불만을 간부층으로 돌리려는 의도가 깔렸다"며 "계속 간부들을 처형하는 것을 합리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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