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인구 고령화가 전 세계적인 문제로 대두된 가운데 영국 노인 절반가량이 매일 혼자 보내거나 일주일에 1~2일 정도만 다른 사람과 교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6일(현지시각)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노인복지 비영리단체인 에이지UK(Age UK)가 여론조사기관 TNS에 의뢰해 60세 이상의 영국 노인 2천241명을 대상으로 일주일 중 며칠이나 누군가가 전화하거나 찾아오는지를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 중 498명(22%)은 일주일 내내 방문자나 전화통화 없이 홀로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464명(20.7%)은 일주일에 5~6일 이상 아무도 만나지 않고, 대화도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런 수치는 영국 노인 인구를 기준으로 할 때 50만명은 매일 혼자 있으며 50만명 가까운 노인은 일주일에 1~2일 정도만 다른 사람을 만나거나 전화통화를 한다는 의미라고 이 매체는 분석했다.
에이지UK 관계자는 이런 조사 결과에 대해 "이번 조사는 100만명의 노인이 철저하게 혼자라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들 중 상당수가 고독이 주는 고통을 견디며 살고 있다"고 말했다.
에이지UK는 영국 8개 지역에서 이렇게 외롭게 노년을 보내는 노인을 찾아내 사회와 다시 연결해주는 프로그램을 시험 가동 중이다.
미용사, 판매원, 종교단체 등과 손잡고 주위의 외로운 노인을 찾아낸 뒤 자원봉사자들이 정기적으로 전화하고 직접 대면해 친분을 쌓는 등의 방식으로 이들이 다시 사회와 연결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이런 노력 덕에 프로그램 참가자 일부는 점심 모임과 같은 단체 활동에 참여하기 시작했으며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임을 만들기도 했다.
정보통신기술(IT) 교육을 통해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가족이나 친구들과 스카이프 등으로 연락을 주고받기도 한다.
에이지UK의 캐롤라인 에이브러햄스 소장은 "프로그램을 6~12주간 경험한 노인 상당수가 일반적으로 더 행복해지고 자신감이 생겼으며 독립심이 형성됐다고 말했다"며 "외로움을 덜어줄 방법이 간단하지 않지만 이런 프로그램이 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에 관한 결정적인 통찰을 제공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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