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법원 "주장 모호"…FIFA "노동여건 계속 모니터링"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국제축구연맹(FIFA)을 상대로 2022년 카타르 월드컵 경기장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가 스위스 법원에 제기했던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기각됐다.
6일(현지시간) 스위스 취리히 상업법원은 네덜란드 노총과 방글라데시 노총, 방글라데시 노동자인 나님 샤라풀 알람이 FIFA도 근로감독의 책임이 있다며 낸 손해배상 소송을 기각했다.
이들은 지난달 8일 FIFA가 노동 환경 개선 등을 확인하지 않고 카타르를 월드컵 개최지로 선정했고 근로 조건 등을 제대로 감독하지 않았다며 5천390.53 스위스프랑(약 600만원)의 배상과 5천 스위스 프랑의 위로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배상액 자체보다는 FIFA에 책임을 묻겠다는 상징적인 소송이었다.
카타르를 비롯한 걸프 국가들은 외국인 노동자의 근로 비자 발급을 고용주가 보증하는 '카팔라' 시스템 때문에 국제 노동단체의 비판을 받아왔다. 외국인 노동자들은 고용주에게 예속될 수밖에 없어 현대판 노예제도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카타르 월드컵 경기장 건설 노동자들은 한여름에는 섭씨 45도에 이르는 살인적인 노동 환경에 놓여있다.
스위스 법원은 카타르의 새로운 노동법 제정을 요구하는 등 원고들의 주장이 모호하고 법률적이지 않다며 청구를 기각했다.
FIFA는 법원 결정을 환영한다며 카타르 월드컵 경기장 건설 노동 환경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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