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최근 아이티 상원으로 당선된 후 라디오 생방송에 출연했다가 체포된 전 반군 지도자 기 필리프(48)가 마약 밀매 혐의로 미국 법정에 서게 됐다.
수년간 마약 밀매 혐의로 미국의 수배를 받아온 필리프가 6일(현지시간) 미 마이애미 연방법원에 처음으로 출두해 재판을 받는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필리프는 전날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생방송 라디오 쇼에 출연했다가 체포된 후 미국으로 신병이 인도됐다.
그는 코카인을 미국으로 밀수하려고 공모하는 등 몇 건의 마약 밀매에 관여한 혐의로 미 마약단속국에 의해 기소된 상태다.
필리프는 이런 혐의에 대해 정적들이 꾸며낸 일이라고 비난하며 무죄를 주장해왔다.
망명 군벌 출신인 필리프는 2004년 반군 세력의 지도자로서 장 베르트랑 이리스티드 전 대통령 축출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젊은 시절부터 군에 몸담은 필리프는 1994년 쿠데타로 쫓겨난 아리스티드 전 대통령의 복권을 도와 한때 북구 항구 도시인 카프아이시앵 경찰청장의 자리까지 올랐으나 2000년 쿠데타 혐의를 받고 에콰도르를 거쳐 도미니카 공화국으로 망명했다.
필리프는 2001년 아리스티드가 재선에 성공한 직후 무장세력의 대통령궁 난입사건을 배후 조종한 혐의를 받았으나 도미니카가 아이티의 신병인도 요청을 거부해 체포를 면했다.
2004년 고나이브에서 반(反) 아리스티드 봉기가 일어나자 돌아와 반군 세력에 합류했고 최근 자신의 정치적 본거지인 남부 지역에서 상원으로 당선됐으나 취임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체포됐다.
전날 필리프의 체포 소식이 알려지자 서남부 항구 도시인 제레미에서 200명의 시위대가 거리로 나와 그의 석방을 촉구했으며, 다른 지지자들은 그가 체포된 직후 연행된 경찰서로 몰려가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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