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닮은꼴' 美 일리노이주지사, 대통령 취임식 불참 통보

입력 2017-01-07 10:54  

트럼프 '닮은꼴' 美 일리노이주지사, 대통령 취임식 불참 통보

일리노이주지사 "비교 싫어"…트럼프 대변인 "올 사람 줄섰다"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 일리노이주지사가 공화당 소속 유력 정치인 가운데 드물게 도널드 트럼프(70) 대통령 취임식 불참을 강행키로 하자 트럼프 측은 "올 사람 줄 섰다"는 반응으로 맞섰다.

6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브루스 라우너(59) 일리노이주지사는 오는 20일 워싱턴DC에서 열리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을 계획이다.

라우너 주지사는 주 의회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연례 주정연설이 대통령 취임식 닷새 뒤 열린다면서 "균형잡힌 예산안 처리와 부패한 정치 시스템 복원 등 일리노이주 당면 과제에 100%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불참 이유를 설명했다.

2015년 취임 후 일리노이 주 의회를 장악한 민주당과 예산안·정책 등에 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갈등을 빚어온 공화당 출신 라우너 주지사는 이미 2018년 재선 캠페인에 나섰다. 이에 민주당 측은 주지사직 탈환 공세를 벌이고 있다.

라우너 주지사는 대선 경선 당시 "트럼프가 공화당 후보로 지명되면 적극 지원한다"는 입장이었으나, 작년 7월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전당대회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트럼프가 대선에서 최종 승리한 후 사적인 통화에서 라우너 주지사는 "새 정부와 좋은 관계를 유지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라우너의 트럼프와 거리두기는 계속됐다.

라우너 주지사는 공화당 소속의 억만장자 투자사업가에서 정치인으로 전격 변신한 점, 정치 경험이 전무한 상태에서 혈혈단신 선거에 뛰어들어 선거자금 모금에 의존하지 않고 개인 돈을 써서 승리한 점, 취임 후 연봉을 1달러만 받기로 한 점 등이 트럼프와 닮았다.

시카고 트리뷴은 "라우너 주지사는 트럼프와 비교되는 것을 꺼린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 초대 백악관 대변인에 내정된 션 스파이서는 "차기 대통령을 반갑게 맞이하고 미국에 다가올 진정한 변화가 무엇인지 듣기 위해 (취임식이 열릴) 내셔널 몰에 줄을 설 사람들이 당적 불문하고 많다"고 일갈했다.

"라우너 주지사의 대통령 취임식 불참이 주지사 개인이나 일리노이 주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지"를 묻는 시카고 트리뷴 취재진의 질문에 스파이서는 즉답을 피하면서 "트럼프가 대통령 당선 후 접견하고 만나서 의견을 들은 사람들을 여러분이 직접 봐왔듯, 트럼프는 모든 미국인이 단합해서 미국을 더 나은 나라로 만들어가기 원한다"고 말했다.

라우너 주지사 외 지금까지 취임식 불참이 공식 확인된 공화당 유력 인사는 대선 경선에서 트럼프와 겨룬 젭 부시(63) 전 플로리다주지사와 그의 아버지인 조지 H.W.부시(92) 전 대통령 정도다.

부시 전 주지사는 "아버지와 형 조지 W.부시의 대통령 취임식, (아버지가 부통령에 취임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취임식 외에는 참석한 일이 없다"고 불참 배경을 설명했다.

아버지 부시 대통령은 아흔이 넘은 '고령'을 불참 이유로 들었다.




chicagor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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