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만 조합원' 한국노총 위원장 선거 막 올라…치열한 2파전

입력 2017-01-08 07:45  

ྐ만 조합원' 한국노총 위원장 선거 막 올라…치열한 2파전

'김만재-김주영' 2파전…"'강경 vs 온건 노선' 선택에 노정관계 큰 영향"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기자 = 84만 조합원을 거느린 국내 최대 노동단체인 한국노총 위원장 선거전의 막이 올랐다. 그 결과에 올해 노정(勞政)관계가 큰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8일 노동계에 따르면 한노총은 이달 말 임기를 마감하는 김동만 현 위원장의 후임을 선출하는 26대 임원선거를 24일 치른다.

당초 5명의 후보가 출마 의사를 밝혔으나, 김동만 위원장이 불출마 의사를 밝히고 후보 간 '합종연횡'이 이뤄지면서 선거는 2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과 김주영 공공노련 위원장이 2파전을 벌인다. 두 진영은 한노총 내의 강경 노선과 온건 노선을 각각 대변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만재 위원장은 정부의 노동개혁 정책에 반대해 강경 투쟁을 이끌었던 인물이다.

2015년 9월 노사정 대타협 당시에는 이에 반발해, 대타협 승인을 위해 열렸던 한노총 중앙집행위원회 회의 도중 몸에 시너를 뿌리고 분신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는 "제가 구속되는 한이 있더라도 경제위기 속 구조조정 칼바람 앞에 놓인 노동자들을 지키고 좋은 세상을 만들겠다"며 "촛불민심이 세상을 바꾸고 있듯, 한노총의 역량을 결집해 반드시 정권 교체를 이뤄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독자 출마 의사를 밝혔다가 김만재 후보 진영에 가세한 이인상 공공연맹 위원장(사무총장 후보),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공동선거대책본부장) 모두 강경한 대정부 투쟁을 이끌었던 인물들이다.




김만재 위원장에 맞서 출사표를 던진 김주영 공공노련 위원장은 이성경 고무산업노련 위원장과 한 팀을 꾸렸다. 이 위원장이 사무총장 후보로 나섰다.

김주영 위원장도 정부 노동개혁에 반대한다는 점은 분명히 밝혔지만, 김만재 위원장보다는 다소 온건한 후보로 분류된다.

한노총에서 보수진영으로 분류되는 자동차·택시·해상·항운 등 한국운수물류노조총연합회 소속 산별연맹은 김주영 위원장 지지 의사를 비공식적으로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조직통합을 기반으로 새롭게 혁신하는 한국노총, 불안과 차별에 맞서고 사회개혁을 주도하는 한국노총, 노동악법 철폐와 부패정권 퇴진에 앞장서는 한국노총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정부도 한노총 선거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금껏 고집했던 노동개혁 4법 '국회 일괄 통과'를 포기하고, 근로시간 단축 등 가능한 입법부터 서두르자고 제안한 상태다. 탄핵 정국을 맞아 기존의 노정 대립 구도를 벗어나자는 제안으로 읽힌다.

새 한노총 지도부가 이를 받아들인다면 지난해 초 한노총의 노사정 대화 중단 선언 이후 얼어붙었던 노정 관계는 '해빙' 국면을 맞을 수도 있다. 노사정 대화가 조심스레 모색될 수 있다는 얘기다.

반대로 새 지도부가 이를 거부하고 강경 투쟁 노선을 걷는다면, 올해 대선 정국과 맞물려 노정 관계는 기존의 대립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노동계 관계자는 "선거 결과에 따라 앞으로 한노총이 강경 투쟁 노선을 걸을지, 정부와의 대화 물꼬를 틀지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며 "올해 대선이 있는 만큼 현 정부뿐 아니라 차기 정부의 노정 관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노총 위원장 선거는 24일 잠실체육관에서 선거인단 3천125명이 참여하는 간접선거로 치러진다. 위원장 임기는 3년이다.

ssa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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