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보고서' 파동에 직격탄…黨지도부 "공약개발 꾸준히 해나갈 것"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더불어민주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이른바 '개헌 보고서 파동'으로 일대 위기에 봉착했다.
조기 대선이 가시화되는 흐름 속에서 대선공약을 만드는 콘트롤타워 역할을 맡겠다고 자임해왔지만 이번 파동을 거치면서 과연 '공정한' 공약개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원은 지난해 8월 추미애 당 대표가 취임한 이후 김용익 원장-진성준 부원장 체제로 새롭게 정비됐다. 기존 '민주정책연구원'이라는 이름에서 '정책'을 떼고 전략·정무적 자문 역할까지로 기능을 확대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당초 김 원장과 진 부원장이 친문(친문재인) 인사들로 분류되는 인사들이라는 점에서 '편향된' 연구를 하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일각에서 나왔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당과 연구원 측은 어떤 인사가 대선주자가 되더라도 이용할 수 있는 공약 패키지를 내놓겠다고 선을 그었다.
우상호 원내대표도 지난해 12월 한 포럼에서 "이번 대선은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이후 60일 이내에 치러져야 하기 때문에 후보 캠프에서 별도 선거공약을 만들고 캠페인 하기에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면서 이 연구원 중심의 공약개발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우 원내대표는 "당이 중심이 돼 선거공약을 미리미리 준비하고, 여러 선거공약에 반영할 당 차원의 여러 의제를 사전에 검토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연구원은 이미 지난해 11월 민주연구원 이사회의 결정으로 15개 연구 어젠다를 선정하면서 공약 개발을 위한 밑그림에 착수했다.
하지만 연구원이 발간한 개헌관련 보고서가 선두주자인 문 전 대표를 대선후보로 상정한 전략을 담고 있다는 지적이 일면서 계파갈등의 한 복판에 놓였다.
더욱이 김 원장의 거취가 명쾌히 정리되지 않으면서 파동이 쉽사리 매듭지어지지 않고 있다. 김 원장은 "부하 직원이 문책을 당하는데 원장이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 않나. 내가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으로 사태를 정리해 달라"라며 사퇴의사를 밝혔지만, 지도부 사이에 이견으로 6일 최고위에서까지 거취 결정이 내려지지 않고 있다.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8일 통화에서 "뜻하지 않은 보고서 건으로 여러 구설에 오르내렸고, 영향이 있을 수 있지만 연구원이 기본적인 틀 속에서 공약 개발을 꾸준히 해오고 있었기 때문에 그 틀로 계속 해나가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수석대변인은 이어 "조기대선 가능성이 크고 어느 때보다 정권교체의 열망이 큰 상황에서 철저한 태세를 갖추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hr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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