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방요구 시위도…세르비아 정부는 "우리 쪽으로 넘겨달라"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코소보 정부가 프랑스에 구금 중인 라무시 하라디나이 코소보 전 총리를 석방할 것을 프랑스 측에 촉구했다.
이사 무스타파 코소보 총리는 6일 "프랑스 정부는 (세르비아가 발부한)체포 영장이 완전히 정치적이며 법적 근거가 없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하라디나이 전 총리를 풀어줄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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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당국은 세르비아가 발부한 국제 체포 영장에 근거, 1998∼1999년 코소보 내전 때 코소보 인민해방군 사령관을 지낸 뒤 2004∼2005년 총리를 역임한 하라디나이 코소보 미래당 당수를 지난 3일 프랑스의 한 지방 공항에서 체포했다. 프랑스 법원은 다음 날 하라디나이 전 총리의 세르비아 송환 여부가 결정될 때까지 그를 구금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세르비아는 하라디나이 전 총리가 코소보 내전 때 세르비아 민간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하고, 그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해놨다.
무스타파 총리는 "세르비아가 국제법을 호도하며 코소보 자유를 위해 싸운 활동가들을 상대로 계속 이 같은 정치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행위들을 이어간다면 코소보 정부는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코소보 수도 프리슈티나 주재 프랑스 대사관 앞에서는 하라디나이 전 총리의 지지자 수 백 명이 모여 프랑스 정부에 항의하고, 그의 조속한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코소보를 공격하지 말라"고 적힌 푯말과 알바니아 국기, 미국 국기를 흔들며 프랑스 측을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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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을 요구하는 알바니아계 반군이 세르비아에 저항하며 발발, 알바니아계 주민 1만 여 명을 포함해 총 1만3천 명의 사망자를 낸 코소보 내전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세르비아를 3개월 가까이 폭격, 세르비아군이 철수하며 종식됐다.
코소보는 이후 2008년 세르비아에서 분리 독립했으나 세르비아는 이를 인정하지 않은 채 여전히 코소보를 자국의 일부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총리는 "프랑스가 하라디나이를 넘겨주길 바란다"며 "이 문제는 정치가 아니라 철저히 법률적 테두리 안에서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당사자인 하라디나이 전 총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코소보의 독립 국가를 향한 여정은 그 누구에 의해서도 중단되지 않을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하라디나이 전 총리는 코소보 내전과 연관된 전범 혐의로 과거 2차례 유엔 국제유고전범재판소(ICTY) 법정에 섰으나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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