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대만을 방문한 홍콩 우산혁명의 주역 조슈아 웡(黃之鋒) 데모시스토(香港衆志)당 비서장이 친(親)중국 성향 단체 회원에게 폭행당할 뻔한 사고가 발생하자 대만 경찰이 경비를 강화했다.
8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웡 비서장은 친독립성향 대만 신생정당 시대역량이 주최하는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7일 오전 네이선 로(羅冠聰) 데모시스토 주석, 에드워드 이우(姚松炎) 등 홍콩의 자치와 민주주의를 중시하는 범민주파 입법회의원(국회의원격)과 함께 대만을 방문했다.
이들이 타오위안(桃園)공항에 도착했을 때 친중국 성향 단체 회원 약 200명이 공항에 모여 이들의 방문을 반대하는 구호를 외쳤다. 검은색 옷을 입고 마스크를 쓴 일부 친중 단체 회원들은 경찰 저지선을 넘어 이들을 폭행하려고 했고 웡 비서장은 한 남성으로부터 주먹을 맞을 뻔했다.
경찰은 재빨리 공격자들을 진압한 뒤 웡 비서장 등을 호위해 차량까지 이동시켰다. 경찰은 이들이 대만에 머무는 동안 계속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커원저(柯文哲) 타이베이(臺北) 시장은 경찰이 모든 손님을 보호할 것이라며 대만과 같은 시민사회에서 폭력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친중 단체 회원 수백 명이 세미나 개최 장소 부근에서도 "대만과 홍콩의 독립 쓰레기의 연합에 반대한다" 등 구호를 외치자 경찰관을 배치하고 바리케이드를 설치했다.
웡 비서장은 세미나에서 자신이나 자신과 동행한 입법회의원들이 홍콩 독립을 주장하지 않는다며 친중파들이 자신에게 딱지를 붙인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의 반중 시위인 해바라기 운동의 지도자 중 한 명인 린페이판(林飛帆)은 대만 내 폭력조직과 연계된 것으로 알려진 친중 단체의 폭력이 해바라기 운동 때에도 발생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친중 단체가 이례적으로 홍콩 의원들을 공개적으로 공격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앞서 웡 비서장이 홍콩을 떠나기 전 공항에도 홍콩 내 친중 단체 회원들이 "중국의 배신자, 충견, 인간쓰레기" 등 이 비난 글이 쓰인 플래카드를 든 채 그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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