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생일 맞은 북한 '보통 일요일'처럼 차분"

입력 2017-01-08 15:58  

"김정은 생일 맞은 북한 '보통 일요일'처럼 차분"

달력에 특별한 표시 없고 당기관지도 생일언급 배제

(평양 AP=연합뉴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생일인 8일 북한은 평소와 다름없이 차분한 하루를 보냈다.

이날이 김 위원장의 생일이라는 사실은 북한 전역에 잘 알려져 있지만 억제된 분위기가 확연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조부 김일성 주석,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 때 있었던 일종의 찬양 잔치 같은 축하행사는 열리지 않았다.

평양 주민들은 매월 둘째 일요일에 하는 체육행사 참여로 이날을 보냈다.

김정은은 33세 또는 34세로 추정되는 세계 최연소 국가원수로서 2011년 말 김정일의 사망과 함께 권력을 세습했다.




그는 김정일의 공식 애도 기간이 끝나고 권력기반도 확고해지자 작년 5월에 한 세대에 한번 있을 당 대회(제7차 노동당대회)를 열었다.

많은 이들이 김정은이 주재한 당 대회를 일종의 대관식이나 김정은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선언으로 간주했다.

그러나 김정은은 북한의 강력한 우상화 작업 속에서도 김일성, 김정일과는 한 두 발짝 거리를 두고 있다.

김정일과 '영원한 수령' 김일성의 초상화나 동상이 없는 공공장소나 가정이 없을 정도이고 성인 남녀의 가슴에는 모두 이들을 새겨넣은 배지가 달려있다.

작년 당대회 기간에 김정은을 새긴 새 배지가 나올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으나 결국 낭설로 드러났다.

북한 달력에도 올해 1월 8일은 보통 일요일 외에 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생일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김정은이 지금까지 생일 축하를 받은 것은 단 한 차례밖에 없었다.

미국프로농구(NBA) 은퇴스타 데니스 로드맨이 2014년 시범 경기를 하러 평양을 방문해 생일 축하곡 '해피 버스데이'를 불렀다.

북한 관리들은 가족 정보를 거의 공개하지 않는 김정은의 억제된 접근법을 겸손과 선조에 대한 존경심의 발로라고 주장한다.

김정은이 올해 신년사에서 더 나은 지도자가 되겠다는 열망을 드러내면서 이런 이미지를 증폭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올해 북한에서는 김 씨 가문을 위한 행사가 평소보다 크게 펼쳐질 수 있다.

국영 매체들은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2월 김정일, 4월 김일성의 생일이 평소 방식보다 호화롭게 치러질 것이라고 암시했다.

김정은은 벌써 신년행사를 크게 치렀다. 신년사가 발표되고 며칠 뒤 북한 주민 수만 명이 운집해 김정은을 향한 관습적인 지지를 표명했다.

jangj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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