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영국의 가계가 모기지(주택담보대출)를 제외하고도 평균 1만3천파운드(약 1천920만원)의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최대 노동조합단체인 TUC는 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9월말 현재영국 가계가 평균 1만2천887파운드, 사상 최고의 빚을 안고 있다고 밝혔다.
TUC는 모기지를 뺀 가계부채 잔액이 가계소득 대비 24.7%를 차지한다면서 이는 지난 8년 이래 최고치라고 덧붙였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현재 모기지를 뺀 가계부채 잔액은 사상 최고인 3천490억파운드로(약 515조원) 집계됐다.
영국 BBC 방송은 TUC가 제시한 평균 가계부채에는 최근 2~3년간 급증한 학자금대출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주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말 현재 모기지를 뺀 가계부채에서 학자금 대출을 제외한 금액은 1천920억파운드였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12월 이후 최고치이지만 사상 최고치는 아니라고 방송은 설명했다.
BOE 수석 이코노미스트 앤디 할데인은 "금리가 매우 낮고 이런 상황이 가까운 장래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과거보다 부채 상환에 대한 우려는 더 적다"면서 가계부채 위험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많은 가구가 올해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영국 정부는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 등으로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2.2%에서 올해 1.6%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머니 어드바이스 트러스트'의 요안나 엘슨 대표는 "채무자의 다수가 현재는 추가된 빚을 감당할 수 있겠지만 만일 올해 경제가 정말로 어려워진다면 이 빚은 갚기가 더욱 힘들어질 수 있다. 일부 가계들은 갑작스러운 금융 환경 변화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말했다.
TUC는 "가계부채 증가는 가계 스스로 꾸려나가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경고"라며 지적했다.
TUC는 낮은 임금성장이 점점 더 많은 가계가 빚에 의존하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jungw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