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보다 적과 친밀하면 위험"·"국정운영, 가업과 달라" 트럼프에 당부
"명칭 바뀌어라도 '오바마케어' 본질은 살아남을 것"
(워싱턴·서울=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김아람 기자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의 미국 대선개입 해킹과 관련해 그 영향력을 과소평가하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방영된 ABC 방송 '디스 위크' 인터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과소평가했느냐는 질문에 "그를 과소평가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하지만 그는 "이 새로운 정보사회에 사이버 해킹이 우리 열린 사회와 시스템에 영향을 미치고 교묘하게 민주주의에 개입 수 있는 정도를 과소평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러시아가 (미국 대선에) 간섭하려 했으며, 간섭한 게 사실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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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그는 "동료 미국인이 민주당원이라는 이유로 미국인보다 푸틴에 대해 확신하는 것으로 보이는 공화당원, 전문가, 방송 해설가 등이 있어 걱정된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면서 "우리는 같은 팀이며, 푸틴은 우리 팀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며 "미국과 우리 삶의 방식을 위협으로 보는 적대적인 지도자와 더욱 친밀감을 느끼면 사이버 해킹보다 더 큰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오바마 대통령은 러시아 해킹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한 사람들 중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포함됐는지는 즉답을 피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러시아가 그의 당선을 도우려고 해킹으로 미국 대선에 개입하려 했다는 미 정보기관의 발표에 줄곧 의구심을 제기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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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오바마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을 향해 "백악관에 들어오면 지구에서 가장 큰 조직을 담당하는 것"이라며 "가업을 경영하는 방식으로 국정을 운영할 수 없다"고 당부했다.
이어 "주변에 강한 팀을 갖추고, 좋은 결정을 내리려면 제도와 절차를 존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트럼프 당선인과 자신은 "여러가지 면에서 정반대"라면서 그러나 한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확신"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것은 아마 대통령직에 꼭 필요한 전제조건일 것"이라면서 "적어도 당신이 그 일을 할 수 있다고 믿는 광기(craziness)"와 같은 확신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이 도입한 핵심 건강보험제도인 '오바마케어'의 본질은 도널드 트럼프 차기 행정부에서도 살아남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아마 다른 뭔가로 불릴 수도 있겠지만, 오바마케어는 살아남을 것"이라면서 "이미 말했듯이 이름이 바뀌어도 나는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오바마케어의 보완을 위해) 내가 이전에 일부 추진했던 일들이 있는데 공화당은 그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협력하지 않았다"며 "공화당이 (오바마케어를) 일부 수정해 '트럼프케어'라고 다시 명명한다고 해도 나는 괜찮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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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인과 공화당이 오바마 대통령의 최대 업적 중 하나인 오바마케어를 폐지하고 새로운 이름의 대체 법안을 만들더라도 전 국민 건강보험제도라는 오바마케어 근간은 흔들 수 없다는 논리인 셈이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자신의 임기 중 민주당이 연방 상·하원의 다수당 자리를 공화당에 내준 데 대해 "일부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을 바닥에서부터 재건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지지층의)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더 해야 한다. 내가 후보였을 때는 그렇게 할 수 있었는데 그 이후 그런 것을 보지 못했고, 또 내가 그런 체계적인 노력도 제대로 주재하지 못했다"고 자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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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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