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체감경기' 외환위기 수준까지 떨어졌다

입력 2017-01-09 11:00  

기업 '체감경기' 외환위기 수준까지 떨어졌다

제조업체, 올해의 한자로 소통 뜻하는 '통(通)' 선정

(서울=연합뉴스) 옥철 기자 = 새해 국내 제조업체의 체감경기가 외환위기 수준까지 떨어졌다.

9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2천400여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2017년 1분기 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BSI가 전 분기(86) 대비 18포인트 급락한 68로 파악됐다.

이는 체감경기가 극도로 나빴던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BSI 지수(61~75포인트)와 비슷한 수준이다.

지역별 BSI는 중국 특수를 누리던 제주마저 91까지 떨어졌다. 대전(79), 충남(78), 경남(76), 부산(72), 전북(72), 충북(71), 대구(71), 울산(71), 경기(70), 서울(68), 전남(68), 경북(67), 광주(66), 인천(62), 강원(61) 순으로 모두 기준치(100)를 밑돌았다.




이처럼 체감경기가 악화한 이유에 대해 응답 기업들은 대내적 요인으로 정치갈등에 따른 사회혼란(40.0%), 자금조달 어려움(39.2%), 기업 관련 규제(31.6%), 소득양극화(10.8%)를 꼽았고, 대외적 요인으로는 중국 성장률 둔화(42.4%), 보호무역주의 확산(32.3%), 미국 금리인상과 금융여건 악화(28.4%)를 들었다.

대구의 산업용 밸브 제조업체 A사는 "매출이 줄고 대금결제도 지연되면서 자금회전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만기연장을 안 해주는 분위기라 내년에 들이닥칠 은행 상환압력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대한상의는 "수출과 내수 동반침체로 2010년 18.5% 수준이던 제조업 매출증가율이 지난해 마이너스 3.0%까지 떨어졌다. 미국 금리인상, 중국의 성장 브레이크로 자금난까지 이어지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기업들의 새해 경영방침은 보수경영-군살빼기로 모였다. 절반가량(50.6%)이 보수경영 기조를 밝혔다.

취업문도 더 좁아질 전망이다. 지난해보다 채용을 늘릴 계획이라는 기업은 27.7%에 불과했다. 49.6%는 지난해와 비슷하게 유지하거나 줄이겠다고 답했다.

아예 채용계획을 세우지 못했다는 기업도 22.7%에 달했다.

전주의 승강기 제조업체 B사는 "수주 감소로 수출액이 40% 줄어 신규 채용은 꿈도 꾸지 못한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올해 시급한 정책 과제로 소비심리 회복(55.7%)을 손꼽았다. 이어 금융시장 안정화(41.6%), 정치갈등 해소(36.3%), 규제 개선(33.0%)을 희망했다.

제조업체들은 한국경제의 해법을 위한 올해의 한자로 소통을 뜻하는 '통할 통(通, 54.7%)'을 선정했다.

이어 바를 정(正, 51.7%), 믿을 신(信, 45.3%), 인도할 도(導, 35.3%), 화합할 협(協, 31.8%), 새로울 신(新, 24.6%), 뛸 도(跳, 20.3%) 순으로 답했다.

oakchu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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