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계 성폭력 추문 사진계로도…감시 연대 결성(종합)

입력 2017-01-09 18:07  

문화계 성폭력 추문 사진계로도…감시 연대 결성(종합)

사진계 성폭력 감시자 연대 "가해자 배제·2차 가해 법적 대응"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지난해 가을 문화예술계를 강타했던 성 추문 폭로가 사진계로도 번질 조짐이다.

'사진계 성폭력 감시자 연대'(이하 '연대')는 9일 발표한 성명 '이제 곧, 우리의 행동이 시작됩니다'에서 "사진계에서도 성폭력 피해 사실을 제보하는 글이 등장했고 가해자들 이름이 언급됐다"고 밝혔다.

'연대'는 "가해자들은 사과를 포함해 어떤 공식 입장도 표명하지 않고 있다"면서 "그들에게 사과나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사진계의 대응이나 목소리마저도 잠잠한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연대'는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의 구체적인 신상은 공개하지 않았다.

작년 말 출간된 사진 잡지 '보스토크'(VOSTOK) 창간호에서는 같은 해 10월 사진 전공 학생과 사진작가, 사진기자, 큐레이터 등 관련 분야 종사자 남녀 38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성폭력 실태 설문조사 결과가 공개되기도 했다.

피해 사례는 외모에 대한 성적 비유나 평가(287명), 음담패설과 성적 농담(241명), 포옹이나 입맞춤 등 신체 접촉(203명)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보스토크는 또 고등학생에게 신체 접촉을 시도하고 사적 만남을 요구한 대학 사진학과 강사 A, 작업실에서 누드모델을 강요하고 성추행한 중견 사진가 B, C 등이 강의와 개인전 개최, 칼럼 기고 등의 활동을 계속 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비슷한 시기 결성된 '연대'는 사진작가와 사진 애호가, 사진학과 학생 등 392명의 서명을 받아 해당 성명을 발표했다.

'연대'는 ▲ 서명자들의 일체 활동에서 성폭력 가해자 배제 ▲ 2차 가해와 언어폭력 등에 법적 대응 ▲ 피해자의 활동 지지 및 법적·사회적 지원 ▲ 성폭력 사건에 대한 법적 대응과 대처 방안의 수집·연구·공유 등을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연대'는 "우리는 한국 사진계의 성폭력 피해자와 연대하고 약자를 보호하며 가해자와 맞서려 한다"면서 "이를 통해 성취하려는 건 궁극적으로 한국 사진계 권력 구조의 변화"라고 말했다.

'연대'는 이어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이 피해자를 명예 훼손 혐의로 역고소하거나 사과를 번복하고 있다"면서 "공적 공간에서의 책임 있는 사과와 (피해자에 대한) 법적 대응 중단이 이뤄지지 않으면 우리도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air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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