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부시·클린턴 등도 시도했으나 실패…"트럼프의 희망, 빨리 부서질 것"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러시아의 '미국 대선개입 해킹' 사건에도 러시아와 좋은 관계를 맺겠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그의 '친정'인 공화당 지도부는 미·러 관계 개선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고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8일(현지시간)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뿐 아니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빌 클린턴 등 전임 대통령들도 미·러 관계 개선을 목표로 삼곤 했지만, 실패로 돌아가곤 했기 때문이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CBS뉴스의 시사프로그램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신임 대통령이 러시아와 잘 지내기를 바라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 아니다"라면서 하지만 "내 의심은 그(트럼프)의 희망이 상당히 빨리 부서질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러시아는 거대한 적이며 그들은 우리의 선거에 장난을 치려 한 것으로 그 점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공화당 소속 데빈 누네스(캘리포니아) 정보위원장도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인은 러시아 대통령과 친구가 되길 원하는 미국의 첫 번째 대통령은 아니다"면서 "그동안 3명의 대통령이 푸틴과 친구가 되려고 했지만 모두 다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가 악당이기 때문에 결국 그렇게 된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우리가 러시아와 친구가 되고 싶어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나는 그것이 가능한 일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부시 전 대통령도 취임 초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눈에서 "그의 영혼을 느꼈다"면서 그가 신뢰할만한 인물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러시아를 7차례나 방문했다. 이는 다른 어느 국가보다도 많은 것이었다. 그러나 러시아의 환심을 사려는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2008년 조지아(러시아명 그루지야) 침공이라는 '재앙'으로 화답했다.
오바마 행정부 역시 2009년 당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에게 구애하며 러시아와의 관계 재설정을 천명했다.
그러나 이 또한 러시아가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무차별 개인정보 수집실태를 폭로한 전 미국 정보요원 에드워드 스노든의 임시 망명을 허가하고 우크라이나 군사개입,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지원 등을 이어가면서 실현되지 못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결국 2013년 양자회담을 취소했고, 지난 8년간 러시아를 단 한 번 방문했다. 푸틴 대통령과는 다자간 정상회의 비공식 석상에서만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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