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이 스리랑카 남부에 건설 중인 함반토타 항구를 99년간 관리, 운영키로 한 데 대해 스리랑카 주민들이 대규모 항의시위를 벌였다.
싱가포르 연합조보(聯合早報)는 스리랑카 시위대가 지난 7일 경찰에 돌을 던지며 중국에 장기임차를 내준 것에 항의를 하자 경찰은 최루탄과 물대포를 쏘며 해산에 나섰다고 9일 보도했다.
시위로 경찰 3명을 포함한 21명이 부상했고 시위자 52명이 체포됐다.
이날 시위는 라닐 위크레메싱게 스리랑카 총리와 이셴량(易先良) 스리랑카 주재 중국대사가 참석하는 함반토타항 산업단지 착공식이 개최되는 것에 맞춰 이뤄졌다.
중국이 14억 달러(약 1조6천926억 원)를 투입해 함반토타항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데 최근 스리랑카 정부와 항구 관리회사의 주식 80%를 보유하며 99년간 관리, 운영을 맡는데 합의했다.
이 항만이 완성되면 대형 선박이 정박할 수 있는 남아시아 최대의 항구가 된다. 특히 중국은 장기임대권을 갖게 된 것을 계기로 함반토타항을 자국 함정의 기항지로 이용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함반토타항 프로젝트가 시행되면 항구 부근의 주민 수천여명이 강제 이주해야 한다. 시위대들은 함반토타가 '중국식민지'가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이에 대해 스리랑카 정부는 현지 주민들이 새로운 토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009년 26년간에 걸친 스리랑카 내전이 끝난 이후 중국은 일대일로(一帶一路) 구상 가운데 해상 실크로드 구축의 일환으로 스리랑카에서 대규모 인프라 투자 사업을 벌여왔다.
신문은 중국이 남아시아에서 벌이는 '진주목걸이' 전략이 남아시아 지역내 영향력 확대로 이어져 중국과 전략적 경합을 벌이는 인도가 불안과 우려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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