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김기춘·조윤선도 곧 소환해 조사 방침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이보배 기자 =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의혹에 연루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은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고위 공무원들에 대해 무더기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특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9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피의자로 인지된 김종덕 전 장관과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정관주 전 문체부 1차관, 신동철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 등에 대해 오늘 중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영장에 적시될 혐의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그동안의 수사에서 이들 4명이 블랙리스트 작성·관리에 깊이 개입했다는 단서와 관련자 진술을 상당 부분 확보한 상태다.
이들은 지난달 말 참고인 신분으로 1차 조사를 받은 뒤 지난주 일제히 피의자로 신분이 바뀌어 재소환된 바 있다.
블랙리스트는 청와대 정무수석실 국민소통비서관실에서 최초 작성됐고 교육문화수석실을 거쳐 문체부로 넘어가 관리된 것으로 알려져있다.
김종덕 전 장관은 2014년 8월부터 작년 9월까지 문화·예술 정책을 관장하는 문체부 장관으로 재직하며 현 정권에 비판적인 문화·예술계 인사들을 정부 지원에서 배제하기 위해 작성된 블랙리스트 관리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달 열린 국회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에서 "블랙리스트를 본 적 없다"며 위증한 혐의도 있다.
김상률 전 수석은 2014년 12월부터 작년 6월까지 청와대에 근무할 당시 블랙리스트를 소관 부처인 문체부로 내려보는 데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관주 전 차관과 신동철 전 비서관은 2014년 정무수석실 국민소통비서관으로 재직하며 리스트 작성 실무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이들 외에 추가로 혐의가 드러나는 인사도 전원 처벌하기로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특검보는 "고위 공무원들이 문화계 지원 배제 명단을 작성해 시행한 경위가 국민의 사상 및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훼손한 것으로 판단하고 명단 작성 및 시행 관련자들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특검팀은 이들의 신병을 확보한 뒤 리스트 작성·관리의 '윗선'으로 지목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문체부 장관 등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이르면 이번 주 중 두 사람을 차례로 직권남용 등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키로 하고 일정을 조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특검보는 "피의자 4명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가 결정되고 나서 두 사람의 소환 여부도 확정될 것"이라며 "아직 일정은 구체적으로 잡히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특검은 김 전 수석이나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조 장관이 블랙리스트 작성·관리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단서와 관련자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장관은 지난달 국회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에 출석해 "블랙리스트는 본 적도 없다"며 거짓으로 증언한 혐의로도 고발된 상태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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