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는셀카드론'서 '스마트샤워기'까지 CES 히트작과 실패작은

입력 2017-01-09 17:28  

'접는셀카드론'서 '스마트샤워기'까지 CES 히트작과 실패작은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8일 폐막한 세계 최대의 가전 전시회 CES는 그동안 끊임없이 인구에 회자되던 사물인터넷(IoT)이 마침내 현실이 되고 있음을 실감케 했다.

센서의 가격 하락, 네트워크 연결의 확장 덕분에 사물인터넷을 응용한 신제품들은 CES 전시장 곳곳에서 관람객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신발과 칫솔 같은 사소한 일상용품이 속속 '스마트' 제품으로 탈바꿈하면서 올해의 CES는 가장 큰 열광과 탄성을 자아내는 무대가 됐다고 평가했다.

반면에 과연 이런 것이 필요한지 의구심을 불러일으키는 '사족' 같은 제품들도 없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FT는 올해 CES의 히트작 3가지와 실패작 3가지를 선정해 소개했다.


◇ 히트작

▲접는 셀카 드론 = 중국산 드론인 '호버 카메라 패스포트'는 디자인과 기술 양면에서 돋보이는 제품이다.

물론 성능만으로는 업계 최강자인 중국 DJI의 다목적 항공촬영 드론인 팬텀에 필적할 수 없다.

최대의 장점은 양장본 서적의 사이즈로 접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4개의 회전형 날개를 탄소섬유 망으로 감싼 형태여서 다칠 염려 없이 손으로 날리거나 잡을 수 있고 가방에 넣어 다닐 수도 있다.

호버 카메라 패스포트는 4K의 해상도를 가진 센서가 장착된 덕분에 주인의 얼굴을 알아보고 주인을 따라다닌다. 또 다른 센서는 일정한 고도를 유지토록 한다. 복잡한 조종장치가 필요치 않다.

가격은 600달러(약 73만원)로 셀카봉보다는 엄청나게 비싸지만 간편할 뿐만 아니라 위험스럽지도 않다.




▲귀를 가진 실내 벽= 음성 인식 AI(인공지능) 비서인 아마존의 알렉사와 구글의 어시스턴트는 현재 스마트홈의 스탠더드로 자리를 잡고 있다.

하지만 이를 가정에서 제대로 활용하려면 실내 어느 곳에서든 인간의 명령을 들을 수 있어야 한다. 알렉사가 탑재된 아마존의 에코는 부엌에서는 쓸모가 있지만 투박한 모양이 흠이다.

반도체 회사인 엔비디아가 CES에서 선보인 AI 마이크인 '스폿'은 조명 스위치처럼 실내 아무 벽에나 설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깔끔하게 처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돋보인다.

스폿은 물론 엔비디아가 함께 선보인 TV 스트리밍 박스인 '실드'는 모두 구글의 어시스턴트를 활용한다. 실드는 집안 곳곳에 설치된 스폿들을 연결해주는 허브 구실을 한다.

가격과 출시 시기는 미정이다.



▲어린이용 로봇 = 프랑스의 스타트업이 만든 '레카'는 자폐증이나 학습장애가 있는 아동들의 교육 보조 장치로 활용되는 로봇이다. 야단스럽기만 한 CES 행사장에 묵직한 의미를 부여해준다.

레카는 지난해 여름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인 인디고고를 통해 13만2천 달러(약 1억6천만 원)의 개발비를 마련할 수 있었다. 이 제품은 올해 시판될 예정이다.

한편 세계적인 완구 제조업체인 마텔도 마이크로소프트와 퀄컴의 기술을 이용해 AI 기능을 갖춘 로봇 보모인 '아리스토틀'을 선보였다. 에코와 같은 스타일의 스마트 스피커와 네트워크에 접속되는 카메라, 변색 전구를 장착한 것이 특징이다.

아리스토틀은 어린이들과 게임을 하거나 머리맡에서 책을 읽어줄 수 있다. 레카는 아기가 잠을 자다 깨어나는 기미가 보이면 부드러운 음향으로 다시 잠들도록 해주기도 한다.

번들 판매 가격은 300달러(약 37만원)이며 올여름에 시판될 것으로 알려졌다.





◇ 실패작

▲스마트 샤워기= 모엔이 선보인 'U샤워' 시스템은 스마트폰의 와이파이로 샤워기에서 나오는 물의 수온을 조절할 수 있다.

U샤워 시스템은 적정한 수온이 되면 앱을 통해 이를 알려준다. 멋모르고 샤워기를 틀었다가 낭패를 볼 염려는 없는 셈이다.

설치비를 제외한 판매가는 1천 달러(121만원). 물을 덥히는 몇 초의 시간을 절약하는 대가로는 대단히 비싼 셈이다.



▲말하는 쓰레기통= 올해 CES는 차와 TV, 세탁기와 냉장고 등 온갖 기기에 음성 컨트롤 기능을 부가하는 것이 유행이었다.

이런 트렌드를 웅변하는 가장 극단적인 사례는 심플휴먼이 선보인 말하는 쓰레기통 '센서캔'이다.

페달을 밟지 않고도 뚜껑이 열리는 쓰레기통이다. "열어"라고 말하던가 "열려라 참깨"라고 말하면 알아듣는다.

하지만 아무리 게으른 사람이라도 과연 이런 쓰레기통을 선뜻 살까 하는 의문을 낳는다.



▲수중 드론= 파워비전이 출품한 파워레이는 공중으로 날아가지 않고 물속으로 들어가는 드론이다.

스마트폰으로 조종하면 수심 30m까지 잠수해 4K 화질의 영상을 지상으로 실시간 전송한다.

드론에 장착된 피시파인더 소나(음파 탐지기)는 낚시꾼에게 물고기의 접근을 알려준다.

가상현실(VR) 헤드셋을 착용하면 드론이 보내주는 영상을 그대로 볼 수 있다.

자연 속에서 평온과 안식을 취하려는 사람들에게 어지러운 스크린을 들이미는 것에 다름 없다.

jsm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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