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41년간 은폐하다 민원제기로 들통…대학 측 새 학기 전에 처리
(인천=연합뉴스) 신민재 기자 = 인하대학교가 수십년간 몰래 사용하다가 지난해 공익제보로 적발된 캠퍼스 내 무허가 건물들을 철거하거나 법에 맞게 양성화한다.
10일 인하대와 인천시 남구에 따르면 인하대는 캠퍼스 6곳에 총 1천984㎡ 규모로 지어 지난해까지 28∼41년간 무단사용한 건물들 가운데 전산실습실, 작업대기실, 동물사육장 등 3곳을 다음달 말까지 철거할 예정이다.
나머지 3곳 중 Ə호관'과 정구장 본부석은 벌금을 낸 뒤 구청의 허가를 받아 합법화할 계획이다. 9호관은 애초 5층으로 허가받아 옥상에 916㎡짜리 대형 건물을 멋대로 지어 6층처럼 사용한 건물이다.
원래 4층짜리 건물 옥상에 무허가 건물 2개동(461㎡)을 지어 건축설계 실습실로 쓰고 있는 ƈ호 남관'도 우선 다른 건물로 실습실을 옮긴 뒤 법에 따른 양성화 절차를 밟기로 했다.
무허가인 이들 건물은 건축물대장은 물론 인하대 홈페이지의 건물 안내에도 표시가 안 된 '유령건물'이다.
1976∼1989년에 지어져 최장 41년간 사용하다가 지난해 9월 담당 구에 정식 민원이 접수되면서 대학 측의 은밀한 불법행위가 드러났다.
인하대 구성원으로 추정되는 민원인은 "인하대 2호 남관에 소방시설이 설치돼 있지 않은데도 학교가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해당 건물이 불법으로 증축된 부분이 맞는지 조사해달라"고 구에 요청했다.
남구는 건물주인 정석인하학원에 무허가 건물 철거 등 시정을 요구했으며, 불법 상태가 계속되면 매년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방침이다.
인하대 관계자는 "이번 주 구청에 이행계획서를 제출하고 새 학기가 시작하는 3월 이전에 무허가 건물의 철거 또는 허가 신청 절차를 밟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역시민단체인 인천평화복지연대는 인하대가 다수의 불법 건축물을 장기간 사용한 것과 관련 성명을 내고 "인하대 재단의 무책임과 대학 당국의 안전불감증이 빚어낸 구조적 폐해"라며 "재단 이사장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s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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