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유현민 김현정 기자 = 국내 가치투자의 '고수'들도 연초부터 주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삼성전자에 대해 전망이 앞으로도 밝다고 진단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새로 쓰고 있지만, 이익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돼 있고, 특히 반도체 시장이 계속 유망할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은 10일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은 대략 보더라도 40조원이 되지만 시가총액은 260조원에 불과하다"면서 "현재 주가는 순이익의 10배도 안 되는 수준으로 여전히 비싸지 않다"고 진단했다.
허 부사장은 또 "삼성전자 주가는 지금까지 해외 동종업체에 비해 비싼 적이 없었다"면서 "상시 저평가돼 있었기 때문에 앞으로 더 올라갈 여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지금 주가가 올라간다고 해도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라는 게 허 부사장의 분석이다.
지난 6일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에 9조2천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잠정치를 발표했는데, 이는 전 분기(5조2천억원)보다 76.92%, 전년 같은 분기(6조1천400억원)보다 49.84% 각각 급증한 수치다.
시장 전망치 평균(8조2천948억원)과도 1조원 가까이 차이가 나는 '깜짝 실적'에 지난해 11월 지주회사 전환 계획 이후 진행된 주가 상승세를 이어갔다.
급기야 전날 장중에는 187만5천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또 경신했다. 종가는 전날보다 2.82% 오른 186만1천원에 마감했다.
삼성전자 주가에 대해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 역시 "실적이 예상대로 나온다면 주가는 더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부사장은 "삼성전자가 발표한 대로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좋게 나오면 주가수익비율(PER)은 10배 아래까지 떨어질 것"이라면서 "현재 주가가 비싸지 않은 것은 맞다"고 강조했다.
다만, 실적 예측이 어려운 부분이 있고 삼성전자 주가도 100% 실적과 연동되기 때문에 실적이 안 좋으면 주가는 언제든지 내려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부사장은 지난해 11월 삼성전자 지분을 모두 정리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는 이에 대해 "우리는 각광을 받을 때 정리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재작년 초 120만원 정도에 산 삼성전자 주식을 작년 11월에 160만원 정도에 다 팔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삼성전자 지분을 보유했는지는 밝힐 수 없다"면서 "아무도 기대를 안 할 때, 실적이 망가질 때 다시 담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도체 부문의 전망이 밝아 삼성전자 주가가 계속 오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송성엽 브레인자산운용 대표는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을 견인하는 중요한 이유는 전 세계의 D램(DRAM)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애플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채택한 것도 삼성전자 주가 강세의 원인으로 꼽았다.
송 대표는 "휴대전화용 소형 OLED를 만드는 회사는 삼성전자밖에 없다"면서 "1년 내내 D램 가격도 오르고 있어 삼성전자 주가의 고공행진이 언제 꺾일지 예상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다른 가치투자가들과는 달리 삼성전자의 현재 주가가 적정한 가격이라고 평가한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역시 "반도체 부문의 전망은 좋다"고 말했다.
이채원 부사장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의 양호한 환경은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며 "향후 IM(IT모바일) 부문의 실적이 삼성전자의 주가의 향방을 판가름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hyunmin623@yna.co.kr, khj9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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