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만원 도전 황제주' 삼성전자, 액면분할 나설까

입력 2017-01-10 07:10   수정 2017-01-10 07:22

餠만원 도전 황제주' 삼성전자, 액면분할 나설까

외국인 액면분할 요구에도 당장 실현 가능성은 낮아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9일 또다시 장중 최고가를 경신하고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를 최고 250만원까지 제시하자 액면분할 가능성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500만원 가까이 육박했던 SK텔레콤[017670]과 역대 두 번째로 300만원 고지를 밟았던 아모레퍼시픽[090430] 등 초고가 '황제주'들이 액면분할 시도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에는 롯데제과[004990]가 주가 200만원대에서 지난 3월 액면분할을 했다.

또 외국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액면분할을 요구하는 움직임도 있어 액면분할 가능성에 기대를 걸게 한다.

액면분할을 하면 주식의 액면가액을 일정한 비율로 나눠 주식 수를 늘릴 수 있다. 주식 수가 늘어나는 만큼 1주당 가격이 낮아진다.

특히 100만원이 넘는 소위 고가 황제주를 액면분할하면 그동안 해당 주식을 사고 싶어도 비싸 엄두를 못 냈던 일반 개인투자자들까지 살 수 있게 된다. 거래 활성화로 주가도 상승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그동안 주가 100만원 이상의 소위 황제주들이 여럿 액면분할을 했고 실제로도 거래 증가와 주가 상승효과를 누렸다.

실제로 SK텔레콤은 2000년 3월 6일 종가 기준 481만원까지 올랐다가 1개월 후 액면가를 5천원에서 500원으로 쪼갰고 SK텔레콤에 이어 300만원 고지를 밟았던 아모레퍼시픽도 2015년 3월 역시 주당 액면가액을 5천원에서 500원으로 나눴다.

가장 최근에는 200만원대 황제주였던 롯데제과가 지난해 3월 주당 액면가를 5천원에서 500원으로 바꾸는 분할을 결정했다.

하지만 국내 증시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당장 액면분할에 나설 것 같지 않다는 유보적인 견해를 제시했다.

현재 주식 거래량이나 주가 흐름이 충분히 좋은 데다 '황제주'로서의 상징성이나 주주 관리 등 여러 측면에서 굳이 액면분할에 나설 필요가 없다는 분석이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0일 "기업들은 주가를 더 끌어올릴 필요가 있을 때 액면분할 카드를 쓰려 한다. 삼성전자의 주가 흐름이 좋은 현 상황에서 액면분할에 나설 이유가 딱히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그 외에도 액면분할을 하면 개인투자자가 늘어나 주주관리가 복잡해지는 점, 고가 주식으로서 상징적 위치를 잃게 되는 점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고려해야 할 점이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유악 키움증권[039490] 연구원도 "액면분할이 주주 입장에서는 좋지만, 삼성전자 쪽에서는 딱히 크게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미 거래가 충분히 활발한데 액면분할로 주당 단가가 낮아지면 주가 변동성만 키우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외국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주주친화적 정책인 액면분할에 대한 꾸준히 제기된 요구에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유보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9일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강한 상승세로 출발해 전날보다 2.82% 오른 186만1천원에 마감했다. 장중 사상 최고치인 187만5천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증권사들이 장 개장에 앞서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상향 조정한 것도 이날 상승세에 영향을 미쳤다.

이베스트투자증권[078020]은 삼성전자가 올해 사상 최대 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국내 증권사 가운데 가장 높은 250만원을 제시했고, 미래에셋대우[006800]와 신한금융투자는 각각 235만원으로 올렸다.

이밖에 NH투자증권[005940]과 유안타증권[003470], IBK투자증권도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225만∼230만원으로 올려 제시했다.

inishmor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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