쯔엉 유소년시절 지켜본 최윤겸 감독 "기량 끌어올려 팀 전력 상승 꾀할 것"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인천 유나이티드는 지난 시즌 일명 '쯔엉 딜레마'로 고생했다.
인천 구단 프런트는 베트남 마케팅 시장을 염두에 두고 쯔엉을 영입했는데, 현장에선 기량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기용을 꺼렸다.
결국, 프런트와 현장 사이엔 마찰음이 나왔다.
구단 수익을 바라는 구단과 성적을 잡으려는 현장의 목소리가 충돌하면서 팀 분위기는 매우 어수선해졌다.
인천은 올 시즌을 마친 뒤 쯔엉을 포기했다.
K리그 클래식 강원FC는 이런 쯔엉을 품에 안았다. 인천이 실패한 마케팅과 팀 전력,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도 피력했다.
강원 조태룡 대표는 9일 베트남대사관에서 쯔엉을 위해 성대한 입단식을 열어주며 "쯔엉을 영입해 축구를 매개로 한국·베트남, 양국의 우호 관계가 더욱 돈독해질 것이라 믿는다"라면서 "패싱 능력과 시야가 좋은 쯔엉이 팀 전력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쯔엉은 지난해 인천에서 뛴 4경기보다 많은 경기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원은 일찌감치 쯔엉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베트남 시장을 겨냥한 기업체와 접촉해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고, 축구장 LED 광고판에 베트남어 광고를 준비하기로 했다.
강원은 "베트남 현지 언론과 팬들의 관심이 매우 뜨겁다"라며 "국내 체류하고 있는 15만 베트남인은 물론, 관광객들의 폭발적인 관심이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현장은 나름대로 쯔엉의 기용에 관해 기준을 세웠다.
팀 워크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쯔엉의 기량 발전을 돕는 동시에, 공정한 팀 내 경쟁을 펼쳐 팀 전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생각이다.
강원 최윤겸 감독은 9일 전화통화에서 "쯔엉의 발전 속도와 팀 내 상황에 따라 기용 여부를 판단하겠다"라며 "팀에겐 분명히 좋은 효과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최 감독은 "쯔엉의 약점으로 지적된 체력 문제 등은 팀 내 훈련을 통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우리 팀에 잘 적응해 전력의 한 축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 일련의 과정은 베트남 시장을 겨냥한 마케팅은 물론 팀 전력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줄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강원의 미드필더 진은 매우 화려하다. 패싱 능력이 좋은 황진성과 창의적인 플레이를 하는 문창진을 영입했고, 새 외국인 선수도 합류할 예정이다.
쯔엉을 기용하기 위해선 기존 선수를 벤치에 앉혀야 하는데, 최 감독으로선 쉽지 않은 결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최 감독은 쯔엉이 팀 내 경쟁을 펼칠만한 선수로 성장할 수 있으며, 더욱 치열해지는 경쟁 구도가 팀 전력과 마케팅 활동에 도움을 줄 것이라 믿고 있다.
최 감독은 "쯔엉의 출전 경기 수는 그의 노력에 달려있다"라며 "공정하게 도움을 주고 경쟁을 붙여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라고 말했다.
최윤겸 감독이 쯔엉의 성장을 자신하는 이유가 있다. 최 감독은 2011년 베트남 프로축구 명문 팀 HAGL을 이끌었다.
당시 쯔엉은 HAGL 유스팀에서 뛰었는데, 이때 최 감독은 쯔엉을 유심히 살펴봤다.
쯔엉도 입단식에서 이런 인연을 언급하며 "최윤겸 감독님의 지도 철학을 잘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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