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원으로 16차례 수술…마무리 수술 몇 차례 더 남아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손이 나무껍질처럼 변하는 희귀질환에 걸려 고통받던 방글라데시 남성이 오랜 기간에 걸친 수술 끝에 딸을 제대로 안아보고 싶다는 소원을 이루게 됐다.
9일(현지시각) CNN 뉴스에 따르면 수술을 집도한 다카르의과대학병원은 이 남성이 총 16차례 수술을 받아 두 손을 쓸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방글라데시의 한 작은 마을에 사는 아불 바한다르(27)가 '사마귀상표피이상증'(Epidermodysplasia Verruciformis) 징후를 발견한 것은 10세 때였다.
면역 체계 이상으로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대한 민감성이 높아지면서 발현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 질병은 손발에 나무껍질 같은 사마귀가 자라 뒤덮는 특징이 있다.
병의 양상 때문에 '나무인간병'으로도 불리는 이 질병은 전 세계적으로 보고된 환자 수가 몇 안 될 정도로 희소병이다.
인력거꾼으로 일하던 바한다르는 손이 사마귀로 뒤덮이면서 일을 그만둬야 했다. 사마귀가 더욱 커지면서 먹거나 마시고, 씻는 기본적인 생활도 불가능하게 됐다.
그의 이런 상황이 언론에 보도되며 세계적으로 큰 화제가 되자 방글라데시 정부가 치료에 앞장섰다.
정부가 비용을 모두 부담하고 다카의과대학병원이 수술을 집도하기로 한 것이다.
지난해 2월을 시작으로 총 16차례 수술이 이뤄져 바한다르의 손은 거의 원래 모습을 되찾았다.
이로써 지난해 CNN 인터뷰에서 "평범한 삶을 살고 싶다. 딸아이를 제대로 안아보고 싶다"고 한 바한다르의 소원이 이뤄지게 됐다.
이 병원 수석 외과의인 사만타 랄 센은 "매우 좋은 상황"이라며 퇴원 전까지 몇 차례 수술이 남아있지만 남은 수술은 "미용 목적이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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