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대선레이스에 '연정' 화두로…잠룡들 속내 '제각각'

입력 2017-01-10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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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대선레이스에 '연정' 화두로…잠룡들 속내 '제각각'

文 "경쟁자 함께 국정운영"·박원순 "촛불 공동정부"…협치 한목소리

주자들 구상 모두 달라 진통 예고…"文 발언은 결례" 신경전도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레이스에서 '협치'와 '연정'이 화두로 떠올랐다.

선두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가 전날 "경쟁을 벌인 대선주자들과 함께 힘을 모아 국정운영을 하고 민주당 정부가 계속 이어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언한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되고 있다.

문 전 대표 외의 잠룡들도 야권내 각 진영간 협력은 물론 '촛불민심'을 대변하는 시민사회단체와의 연대까지 거론하면서 이 같은 구상이 더욱 탄력을 받는 분위기다.

여기에는 당 지지층을 최대한 넓히는 것은 물론, 제3지대로의 원심력을 차단하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다만 주자들은 "다양한 세력과 협력을 한다"는 원론적인 부분에서만 한 목소리를 낼 뿐 각자 구상하는 구체적 협치방안에는 차이가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문 전 대표 측은 전날 발언에 대해 1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문재인 정부가 아닌 민주당 정부를 만들겠다는 얘기"라며 "정당 책임정치를 위해서는 당내에서 경쟁한 대선주자들 사이에 협력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문 전 대표가 경선 경쟁자들을 예비내각(섀도 캐비닛)에 참여시키는 방안을 구상 중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촛불 공동정부'를 내세워 시민사회와 전폭적인 연대를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문 전 대표 역시 앞서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사회개혁기구를 제안한 바 있지만, 박 시장은 더 나아가 "차기 정부는 여의도 정치를 청산해야 한다"며 시민사회의 참여 폭을 크게 넓히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박 시장은 "참여정부 시즌 2는 안된다"면서 문 전 대표 측과는 선을 그었다. 이후 주자들 사이에서 시민사회와의 협치 방안이 논의되더라도 충돌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김부겸 의원도 연립정부와 협치의 중요성을 얘기하고는 있지만, '개헌'을 고리로 내세운 만큼 문 전 대표와는 정면으로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

김 의원은 지난 6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이 공동 개헌안을 만들어 다음 한국을 공동으로 책임지겠다고 하고, 다음 정권은 연립정부로 운영하겠다고 국민에게 약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문 전 대표는 '국민이 주도하는 개헌'을 강조하면서 정치권이 개헌을 매개로 이합집산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어서, 이런 제안에 동의할 가능성은 적다.







이처럼 주자들간 의견이 갈리는 것은 물론, 일부 진영에서는 전날 문 전 대표의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주자들간 협력을 강조하는 '연정·협치론'이 오히려 신경전을 불러온 셈이다.

안희정 충남지사의 대변인 역할을 하는 박수현 전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경쟁 상대를 두고 예비내각에 포함할지 말지 얘기하는 것은 큰 결례"라고 말했다.

박 전 의원은 "서로 협력하고 힘을 합치면 지지층이 넓어지기 때문에 긍정적이지만, 이는 내부 경쟁이 끝난 다음에 얘기할 수 있는 문제"라며 "지금은 각자 비전을 들고 경쟁을 할 때다"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 측 관계자도 통화에서 "지금 섀도 캐비닛을 말할 때는 아니다"라며 "지금은 각종 개혁입법과 개헌을 밀어붙여야 할 때다. '누구를 장관 시키겠다'는 등의 얘기가 나오면 국민의 반감을 살 수 있다"고 지적했다.

hysu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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