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금·세계랭킹 포인트에서 PGA투어 추격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유럽프로골프투어가 12일부터 새해 첫 대회를 연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글렌도워 골프클럽(파72)에서 나흘 동안 열리는 BMW SA오픈이다.
유럽프로골프투어는 지난해 12월에 2017년 개막전을 포함해 이미 3개 대회를 치렀다.
하지만 새해 첫 대회 BMW SA오픈이 유럽프로골프투어 2017년 개막전이나 다름없다. 유럽 투어를 주름잡는 정상급 선수들이 총출동하는 대회이기 때문이다.
세계랭킹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도 BMW SA오픈을 새해 첫 대회로 삼았다. 지난해 11월 DP 월드 투어챔피언십 이후 두 달 만에 정규 투어 대회에 모습을 드러낸다.
유럽프로골프투어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와 함께 양대 투어로 불린다.
하지만 그동안 PGA 투어에 견줘 상금 규모가 한참 모자랐다. 양대 투어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았다.
유럽프로골프투어를 PGA투어로 가는 경유지로 여기는 선수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매킬로이를 비롯한 유럽 투어 정상급 선수 대부분은 유럽 투어와 PGA 투어를 오가며 뛴다.
선수들이 상금이 많은 PGA투어를 더 선호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처럼 PGA투어에 밀려 ƈ류 투어'로 취급받던 유럽프로골프투어가 올해 명실상부한 양대 투어로 올라서고자 승부수를 띄워 귀추가 주목된다.
PGA투어를 따라잡으려는 유럽 투어의 승부수는 롤렉스 시리즈 창설이다.
유럽프로골프투어와 PGA 투어가 공동 주관하는 4개 메이저대회와 4개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대회를 제외한 유럽프로골프투어 대회 41개 가운데 특급 대회 8개를 묶은 게 롤렉스 시리즈다.
BMW PGA챔피언십(5월), 프랑스오픈, 아이리시오픈(이상 6월), 스코티시오픈(7월), 이탈리아오픈, 터키항공 오픈(10월), 네드뱅크 챌린지, DP 월드 투어챔피언십(이상 11월) 등이다.
롤렉스 시리즈의 특징은 크게 두가지다.
유럽프로골프투어 본부 코스인 런던 근교 웬트워스에서 치르는 간판 대회 BMW PGA챔피언십과 디오픈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유럽에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4개 내셔널 타이틀 대회가 포함됐다. 다들 상징성이 큰 대회다.
무엇보다 상금 규모가 PGA투어 대회에 뒤지지 않는다.
BMW PGA챔피언십, 아이리시오픈, 스코티시오픈, 이탈리아오픈, 터키항공 오픈 총상금은 700만 달러에 이른다. 아직 총상금이 확정되지 않은 프랑스오픈도 같은 규모로 예상된다.
네드뱅크 챌린지는 750만 달러, DP 월드 투어챔피언십은 800만 달러로 책정했다.
메이저대회와 WGC 대회를 뺀 PGA 투어 대회 평균 총상금 706만 달러와 대등하다.
대개 유럽프로골프투어 대회 총상금은 300만 달러 안팎이다.
유럽프로골프투어는 롤렉스 시리즈가 상금 뿐 아니라 세계랭킹 포인트 배점에서도 PGA투어 대회에 필적할 것으로 기대한다.
메이저대회를 제외한 PGA투어 대회 우승자는 지난해 세계랭킹 포인트 50.6점을 받았다. 유럽프로골프투어 우승자는 32.9점에 그쳤다.
그러나 롤렉스 시리즈 첫 대회 BMW PGA챔피언십 우승자는 올해 64점을 받을 수 있다.
어지간한 PGA투어 대회 우승자보다 더 많은 세계랭킹 포인트를 받는 셈이다.
DP 월드 투어 챔피언십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세계랭킹 포인트도 52점이다.
유럽프로골프투어는 US오픈과 디오픈 사이에 열리는 프랑스오픈, 아이리시오픈, 그리고 스코티시오픈은 상금과 세계랭킹 포인트가 떨어지는 일부 PGA투어 대회를 능가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유럽프로골프투어가 던진 승부수가 통하려면 롤렉스 시리즈에 정상급 선수가 많이 출전해야 한다.
유럽프로골프투어는 최정상급 선수들의 '품앗이'에 기대를 건다.
지난해 아이리시오픈은 매킬로이가 발로 뛴 덕에 정상급 선수들이 대거 출전했다.
매킬로이가 새해 개막전 BMW SA 오픈에 출전하는 것은 아이리시 오픈의 성공적인 개최를 도와준 어니 엘스(남아공)에게 보답하는 차원이기도 하다. 엘스는 이 대회 호스트를 맡았다.
유럽프로골프투어의 도전이 세계 골프 투어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도 관심사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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