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무역주의자 vs 親시장주의자…트럼프 경제팀 '양분'

입력 2017-01-10 17:09  

보호무역주의자 vs 親시장주의자…트럼프 경제팀 '양분'

WSJ "견해 다른 인사들 권력다툼 가능…경제정책 불확실성↑"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차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경제팀이 워싱턴과 월스트리트 기득권 세력을 중심으로 한 친(親) 시장주의자와 자유무역에 반대하는 보호무역주의자로 양분됐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후보 시절부터 '경쟁의 용병술'에 능하긴 했으나, 상반된 견해를 지닌 구성원들이 권력을 다투는 트럼프 경제팀이 미국의 고속 성장을 추진하는 백악관을 예측 불가능한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고 WSJ는 설명했다.

신설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에는 대(對) 중국 무역 문제에 대한 대표적인 강경론자인 경제학자 피터 나바로가 내정됐다.

나바로는 트럼프 대선캠프 경제 정책 보고서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나바로와 함께 미국 대선 기간 트럼프 경제 정책의 큰 틀을 만든 윌버 로스 상무장관 내정자도 미국 교역국에 공격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들의 반대편에는 경제부처 간 조정역할을 할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내정자 게리 콘이 있다. 콘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사장 출신 민주당원이지만 이념적 특색은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재무부 관리를 지낸 토니 프라토는 "역대 정권은 보통 대선일에 누가 행정부에 들어갈지 알았지만, 게리 콘의 내각 입성을 예측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콘과 함께 트럼프 경제팀의 핵심 인사로 꼽히는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내정자도 골드만삭스 출신이다.

'골드만삭스 동문'의 약진은 대선 운동 기간 투자은행을 지목해 공격했던 트럼프 당선인의 기조와 대조적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 후보로 거론되는 경제학자 겸 CNBC 해설가 로런스 쿠들로는 대선 직전 무역 적자가 성장에 걸림돌이라는 트럼프 캠프 주장에 반대했다.

심지어 그는 당시 트위터에 "친구 피터 나바로는 틀렸다"고 올리며 트럼프 당선인에게 경제 정책을 조언해온 나바로를 비판하기도 했다.

WSJ는 정책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인선 사례로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으로 지명된 믹 멀버니 하원의원(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을 꼽았다.

멀버니는 재정 지출 확대를 추진하는 공화당원들을 비판해왔으며 대선 이후 트럼프 당선인의 인프라 투자 계획에 대해서도 회의적으로 말했다.

조직 구조가 수평적이어서 경제팀 인사들이 트럼프 당선인의 지지를 얻으려고 경쟁하다가 싸울 수 있는 데다가, 트럼프 당선인이 일부 정책에 대한 생각을 바꿔 경제 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WSJ는 분석했다.


ric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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