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사드 대응차원" 명분…中, 韓에 문화·경제 보복 조치 강화
中 군용기들 韓 방공식별구역 침범…中 "앞으로도 훈련 계속"
(베이징=연합뉴스) 홍제성 특파원 =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국 배치에 강력히 반대해 온 중국이 한국에 대한 '보복'으로 의심되는 각종 조처를 하는 동시에 군사적인 대응수위도 높이고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사드 한반도 배치에 대비해 지난해 둥펑(東風·DF) 시리즈 탄도미사일 100여발을 발사했는가 하면 새해 벽두부터 중국 군용기 10여 대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침범하기까지 했다.
중국 신랑(新浪·시나) 군사망은 10일 관영 중국중앙(CC)TV를 인용, 작년 중국 로켓군이 총 100여발에 가까운 둥펑 탄도미사일로 각종 시험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 중에는 둥펑 미사일 10발을 동시에 발사해 상대를 '포화공격'하는 전법도 선보였다고 중국 언론매체들은 전했다.
이 전법은 사드와 이지스함 등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를 겨냥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신랑군사망은 "미국의 MD 체계가 강하지만 십자포화를 퍼붓는다면 사드는 허약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CCTV는 작년말 '미국 항모 킬러'로 불리는 둥펑-21C 10발을 발사하는 장면을 방송한 바 있다.
그와 비슷한 시기에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둥펑-41이 발사차량에 실린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CCTV는 또 지난해 '톈젠'(天劒·하늘의 검)이란 이름으로 로켓군과 공군이 합동 훈련을 시행한 사실도 공개했다.
중국은 작년초 로켓군을 출범시켜 전략적 핵 무력과 중장거리 미사일을 강화하는 등 타격 능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중국은 올해 러시아와 미사일 방어(MD) 연합 훈련을 함으로써 사드에 공동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할 예정이다.
중국은 아울러 최근 자국의 첫 항공모함인 랴오닝(遼寧)함 전단을 보하이(渤海) 해역과 서해, 동중국해, 서태평양, 남중국해 등을 항해토록 하면서 주변국이 긴장할 정도로 무력시위를 벌였다.
여기에 더해 중국 폭격기 등 군용기 10여대는 9일 제주 남방 이어도 인근의 KADIZ까지 침범했다.
중국 군용기들이 KADIZ를 떼를 지어 침범한 것은 2013년 12월 이어도 인근까지 확장된 새로운 KADIZ가 발효된 이후 3년 만의 일이다.
특히'훙-6(轟·H-6)' 전략폭격기 6대가 동시에 기습 침범한 것은 처음이다.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는 훙-6 폭격기 2∼3대가 출격하는 경우는 일반적이지만 6대가 동시에 출격한 것은 드문 일이라며 해군 항공병의 원양 훈련 수준이 크게 향상됐음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중국군의 이같은 움직임은 사드 한반도 배치를 결정한 한국·미국, 그리고 영유권 갈등을 빚는 일본을 동시에 겨냥한 것이란 관측을 낳고 있다.
환구시보는 전날 이뤄진 폭격기 편대의 출격에 "일본이 온몸에 식은땀을 흘렸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중국 해군은 량양(梁陽) 대변인을 통해 "해군 항공병이 9일 동해에서 군함 편대와 협동훈련을 시행했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도 "이는 연례 훈련계획에 따른 것으로 특정 국가나 지역을 목표로 한 것이 아니며 국제법과 국제 관행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량 대변인은 이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훈련을 전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중국 해군 군함 3척은 10일 동해를 남하해 대한해협 동수도 해협(일본명 '쓰시마 해협')를 통과, 동중국해로 향했다.
중국은 최근 사드배치에 대한 반발로 문화, 인적교류, 경제 분야 등에 이르기까지 보복 수위를 점차 높여가고 있다.
한류 연예인 출연 금지 및 한국 드라마 방영 중지에서 시작된 금한령은 이제 한국행 여행객 제한, 한국산 배터리 규제에 이어 한국산 화장품에 대한 대규모 수입불허조치까지 나오는 등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j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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