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ICT 생태계 육성 지원…5G 투자 포함 11조원 투입
박정호 사장 "개방과 협력으로 글로벌 주도권 확보"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SK텔레콤[017670]이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등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신산업 육성을 위해 대규모 투자에 나선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새판짜기를 주도해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서겠다는 야심찬 구상이다.
SK텔레콤은 11일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SK플래닛과 함께 뉴(New) ICT 산업 생태계 육성을 위해 3년간 5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며 "산업 간 융합·파급 효과가 큰 인공지능·자율주행·사물인터넷 분야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5G(세대) 통신 등 기존의 네트워크 분야 투자 예정액 6조원을 합하면 2019년까지 SK텔레콤의 투자 규모는 11조원에 달한다.
5조원의 신규 투자는 ICT 산업의 판을 키우기 위한 개방과 협력에 초점을 맞췄다.
SK텔레콤은 ICT 분야 중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및 커넥티드 카(connected car), 스마트홈과 에너지 관리 효율화를 포함한 사물인터넷에 집중할 계획이다.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등 미래형 미디어 사업도 모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엔비디아 등 글로벌 선도기업과 스타트업, 그룹 내 관계사는 물론 경쟁사와도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은 최근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 CES 2017에서 인공지능과 커넥티드 카 분야에서 삼성전자, 자율주행 분야에서 엔비디아, 미래형 네트워크와 사물인터넷에서는 인텔과 협력을 논의했다.
그룹 내 관계사 SK주식회사 C&C와는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분야에서 협력을 논의 중이다. 양사는 상호 협력을 바탕으로 모바일 내비게이션 티맵(T map)을 업그레이드하고, 자율주행 분야로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ICT 생태계 조성을 위해 개발자와 스타트업 지원에도 힘쓰기로 했다.
우선 IoT 관련 개발자와 스타트업에 제품 개발부터 서비스 상용화까지 종합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IoT 오픈하우스'를 운영하기로 했다. 아울러 올해 상반기 설립하는 벤처육성센터를 통해 통신 인프라 분야 국내 스타트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현재 운영 중인 개발자 지원 사이트 '티 디벨로퍼스'(T developers)도 확대해 개발 도구(API)의 공유를 늘리고, 대학과 연계해 인턴십 등 산·학 협력 모델을 만들 계획이다.
향후 3년간 6조원을 투입할 네트워크 분야에서는 지난해 주파수 경매로 확보한 2.6㎓ 대역과 5G 투자에 집중하기로 했다.
5G는 2020년 상용화를 목표로 올해 하반기 시범 서비스를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유선 통신 분야에서 기가 인터넷과 초고화질(UHD) 영상의 통신 범위를 확장하고, 미디어 스트리밍(동시 재생) 분산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계획대로 투자가 진행되면 약 9조원의 생산 유발 효과와 6만명에 달하는 취업 유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대규모 투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7월 천명한 '틀을 깨는 혁신'과 궤를 같이한다. 당시 그룹 확대경영회의에서 최 회장은 "변화하지 않는 기업은 서든데스(갑작스러운 죽음)가 될 수 있다"며 변화와 혁신을 강조했다.
SK텔레콤 박정호 사장도 취임 후 신년사에서 "글로벌 시장의 ICT 새판짜기를 주도하겠다"며 혁신과 상생의 일등 리더십을 역설했다. 곧이어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 CES 2017을 찾아 삼성전자[005930]와 엔비디아 등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박 사장은 "CES에서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새로운 ICT 생태계 구축을 위한 투자는 더는 미룰 수 없는 SK텔레콤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SK텔레콤 혼자만의 힘이 아닌 개방과 협력을 통해 새로운 ICT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ICT 생태계가 새로운 경제 동력이 되면 대한민국의 글로벌 IT 주도권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okk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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