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문화재청은 9세기 혹은 10세기 초반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경주 미탄사지 삼층석탑'을 국가지정문화재인 보물 제1928호로 지정했다고 11일 밝혔다.
미탄사지 삼층석탑은 부재 35개로 구성되며 높이는 6.12m다. 일부 부재가 사라지고 흩어진 채 방치돼 있었으나, 1980년 복원 작업을 거쳐 다시 조립됐다.
이로 인해 신구 부재의 차이가 드러나지만, 전체적으로 비례미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역사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복원 과정에서 석탑 기초부 조사를 통해 잡석과 진흙을 다지고 불을 지피는 방식으로 한 단씩 굳히면서 쌓아올렸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기단부의 적심(積心, 주춧돌 주위에 쌓는 돌무더기) 안에서는 중요한 건물을 지을 때 땅속의 신을 위해 묻는 물건인 지진구(地鎭具)가 출토됐다.
9∼10세기 석탑은 이전 시대 석탑보다 크기가 작아지는 경향이 있는데, 미탄사지 삼층석탑은 규모가 유난히 큰 편인 것도 특징이다.
석탑이 있었던 미탄사(味呑寺)는 고려시대 후기까지 유지된 것으로 추정되는 절로 황룡사지 남쪽에 있었다. 지난 2013년 발굴조사에서 '미탄'(味呑)이라는 글자가 있는 기와가 나와 실체가 확인됐고, 금당을 비롯해 강당, 남문의 터가 드러났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미탄사지 삼층석탑은 통일신라시대의 과도기적 양상이 드러나는 유물로 장중한 느낌을 준다"며 "신라 석탑의 기초부를 논할 때 근거 자료로 활용되는 중요한 석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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