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독일 최악의 단어는 '민족반역자'…"나치의 잔재"

입력 2017-01-11 10:35  

작년 독일 최악의 단어는 '민족반역자'…"나치의 잔재"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작년에 독일인들을 불편하게 한 가장 저질적인 단어로 '민족 반역자'(Volksverraeter)가 선정됐다.




10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독일어협회는 자신과 다른 의견을 반박하고 비난하는 대상을 깎아내릴 때 쓰는 이 단어를 2016년 최악의 단어로 골랐다고 밝혔다.

독일어협회는 사회의 유력 인사들이 사용해 언론에 많이 오르내린 단어 중 언어의 본뜻을 왜곡하거나 인권침해 또는 반민주적 요소가 있는 말을 선정해 1991년부터 매년 연초에 발표해왔다.

'민족반역자'는 나치가 제3제국 시절 자주 사용했던 형용사 '민족의'(voelkisch)라는 말에 어원을 두고 있다.





나치는 독일민족의 우월성을 강조하며 유대인과 다른 인종을 폄하할 때 이 형용사를 사용했지만 독일 내에서 나치 청산 작업이 시작되면서 단어는 사용이 금기시됐다.

하지만 최근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나 '유럽의 이슬람화를 반대하는 애국적 유럽인들'(페기다) 같은 극우 세력이 이 형용사로부터 파생된 '민족반역자'란 말을 최근 자주 언급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특히 페기다는 작년에 난민 89만명을 받아들인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기독민주당 소속 장관들을 '민족반역자'로 부르며 비난했다.

또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부총리 겸 경제장관은 작년 8월 자신의 반대자들에게 중지를 올리는 욕을 하며 이런 말을 내뱉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에 언어학자 4명과 기자 1명으로 구성된 독일어협회 심사위원단은 '민족반역자'를 "독재의 유산"이라고 부르며 이 단어가 민주주의에 필수적인 담론을 아예 불가능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독일어협회는 '최악의 단어'와 별도로 매년 말 '올해의 단어' 발표한다.

작년 올해의 단어는 객관적 사실보다 주관적 감정에 호소하는 것이 여론 형성에 더 큰 영향력을 미치는 상황을 언급하는 '포스트팍티쉬(postfaktisch)'가 선정됐다.

viv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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