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회원사 불참 예고…후임 회장 선출 문제도 다뤄질 듯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해체 위기에 몰린 전국경제인연합회가 12일 허창수 회장 체제에서 마지막 정기 회장단 회의를 개최한다.
그러나 탈퇴 의사를 밝힌 기업을 비롯한 주요 그룹의 회장들이 불참하겠다고 밝혀 쇄신안과 후임자 논의에 진전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전경련은 12일 오후 전경련회관에서 주요 그룹 총수들을 대상으로 만찬을 겸한 정기 회장단 회의를 예정대로 열기로 했다.
전경련은 홀수달 둘째 주 목요일에 정기적으로 회의를 열어왔다. 참석 대상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비롯해 전경련 회장단에 속한 주요 18개 그룹의 회장들과 전경련 허창수 회장, 이승철 상근부회장이다.
'최순실 국정농단' 국회 청문회와 검찰 수사 등으로 참석률이 저조해 지난해 11월에는 정기 회장단회의가 한 차례 무산된 가운데, 이번 회의에도 참석률이 낮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 현대차, SK, LG[003550] 등 4대 그룹은 이미 탈퇴를 선언했거나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점 등을 이유로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KT, 동국제강, 풍산, 삼양 등도 불참 의사를 밝혔고, 롯데, 한화, 대림, 부영 등도 불참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제각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는데 전경련에 신경을 쓸 겨를조차 없는 상황일 것"이라며 "회의 참석률이 낮으면 제대로 된 논의가 이뤄질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는 일단 전경련이 그간 여러 경로로 의견 수렴을 진행해온 쇄신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전경련은 2월 정기총회까지 쇄신안을 마련한다는 목표다.
또한 이번 회장단회의에서는 2월 임기가 끝나는 허창수 회장의 후임자 문제가 거론될 것으로 보여 논의에 진전이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허 회장은 연말연시 회원사에 보낸 서신에서 후임자 찾기에 적극 나설 뜻을 밝혔다.
이와 관련, 허 회장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과거에는 전경련 사무국이 '메신저' 역할을 맡아 회장단에 속한 주요 회원사들을 일일이 개별 접촉해 다음 회장을 추대하는 안건에 대해 사전 의견조율을 했으나, 지금은 후임자 구하기가 어려운 데다 2월 정기총회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는 등 돌아가는 상황이 어렵기 때문이다.
재계와 전경련 안팎에서는 쇄신안 마련보다 차기 회장 선임이 더 급선무라는 의견도 나온다. 쇄신안을 추진할 주체부터 정해져야 쇄신안 논의가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전경련 관계자는 "내일 회의는 어떤 안건에 대해 결론을 내기 위한 자리이기보다 의견 수렴을 위해 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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