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앞두고 캡슐호텔 규제 추진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서울 명동에 비견되는 일본 도쿄 긴자(銀座)에는 앞으로는 싸구려 캡슐호텔이 들어서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긴자지구의 품격을 유지하고 싶다는 주민회의 요청 때문이다.
11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도쿄도 주오구는 2020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앞두고 일본을 찾는 외국인관광객에게 인기가 높은 관내 긴자지구에 캡슐호텔 난립을 막기 위한 규제를 하기로 했다.
긴자의 기업, 상점, 마을회 등이 가맹한 '전긴자회(全銀座?)'가 "역사와 문화가 있는 긴자지구의 품격을 유지하고 싶다"며 캡슐호텔 난립을 막아달라고 요청한 데 따른 대응이다.
조례 개정을 수반할 세부 규제안은 3월중 마련된다. 건축물 용도를 제한하는 지구계획을 변경하고 여관업법에서 간이숙소로 분류되는 캡슐호텔 등의 시설을 새롭게 개설할 수 없게 하는 안이 유력하다.
도시계획법을 관할하는 국토교통성에서는 "특정한 지역에서 캡슐호텔을 규제하는 사례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며 주오구의 조치를 지켜보고 있다.
주오구 지역정비과 담당자는 요미우리에 "지역의견을 들어 우선 긴자에서 실효성이 있는 규칙을 강구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규제 움직임에 기존 캡슐호텔들도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긴자에서 캡슐호텔을 운영하는 한 회사 측은 "향후 어떤 기준이 마련되어 규제될 것인 지에 대해 면밀하게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외국인관광객에게 인기 있는 긴자지역에는 2015년 7월 첫 캡슐호텔이 개업했으며 긴자의 품격을 유지한다는 이유로 나름의 조치가 취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호텔 측은 "호텔명에 캡슐을 쓰지 않는 등 긴자의 품격을 손상하지 않는 조치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긴자회에서는 2016년 가을 별도의 캡슐호텔이 개업할 때도 '캡슐호텔이라는 표기를 사용하지 않고, 고급양식으로, 1층 안내판에 숙박요금을 명기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지킨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최근 일본에서는 도심의 호텔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여성전용층을 개설하거나 샤워 비품을 풍부하게 갖추는 등 알찬 캡슐호텔도 속속 들어서고 있다. 다만 간이숙소이기 때문에 로비의 설치를 의무화할 수 없고 실내도 좁디좁다.
1980년대부터 일본에서 유행하는 캡슐호텔은 비즈니스호텔보다 저렴해 보통 예약이 불필요하며 평일 1박에 3천엔(약 3만원대) 안팎, 주말에는 목욕탕도 이용할 수 있을 경우는 5천엔 짜리도 있다.
도쿄나 오사카, 나리타 등 교통 요지에서 외국인관광객이 경험 삼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자금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젊은 비즈니스맨들을 중심으로 한 일본인 이용도 많기는 하다.
tae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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