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장은 전쟁터…잘 맞는 갑옷 준비해야"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카메라 앞에 서는 곳이 전쟁터라면, 배우는 몇 달씩 갑옷을 입어야 하죠. 작품에 따라 두꺼운 갑옷을 입을지, 얇은 갑옷을 입을지 배우가 철저히 준비해야 합니다."
영화 '공조'는 현빈(35)의 절치부심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그는 지금껏 보지 못한 강렬한 액션 연기를 보여줬다.
영화 속에서 현빈이 맡은 역은 북한 특수 정예부대 출신 림철령이다. 이를 위해 자동차 추격신, 와이어, 격투, 총격신 등 장르를 뛰어넘는 액션 연기를 직접 소화해냈다. 고가도로 위에서 사뿐히 뛰어내리는 것은 물론 물에 젖은 두루마리 휴지 하나로도 적을 가볍게 제압한다.
이런 고난도 액션 연기는 철저한 사전 준비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현빈은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준비를 많이 하는 배우로 유명하다. '역린'(2014)때도 '등근육이 세밀하다'고 적힌 시나리오 지문 한 줄 때문에 석 달 전부터 운동하고 식단을 조절한 일화는 유명하다.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캐릭터다 보니까 액션을 철저히 준비했죠. 러시아 특공무술 시스테마도 배우고, 리허설도 했습니다. 준비를 많이 하다 보니 욕심도 나도, 다양한 아이디어도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정말 위험한 장면은 빼고 나머지는 제가 직접 했습니다."
그가 선보인 액션 연기는 그동안 한국영화에서 많이 봐왔던 칼부림이나 장도리 액션과는 차원이 다르다. 영화 '본' 시리즈의 맷 데이먼이나 '잭 리처'의 톰 크루즈가 떠오를 정도로 절도 있고, 각이 잡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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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현빈에게 '할리우드 액션을 보는 듯했다'는 소감을 들려주자 "실제로 촬영 전 맷 데이먼의 액션 연기를 참고했다"며 웃었다.
전날 시사회에서 자신의 연기를 처음 봤다는 현빈은 어느 정도 만족스러웠는지 한결 여유 있는 표정이었다. "어제까지 긴장했지만, 지금은 제 손을 떠나서인지 긴장을 내려놨습니다."
'공조'는 현빈의 연기 인생에서 중요한 작품이다. 해병대 제대 이후 선택한 영화 '역린'과 드라마 '하이드 지킬, 나'(2015)가 잇따라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기 때문. 따라서 이번 영화는 그의 티켓파워를 다시 한 번 검증해보는 시험대 같은 작품이다.
현빈은 그러나 크게 연연하지는 않는 듯 보였다.
현빈은 2003년 드라마 '보디가드'로 데뷔한 뒤 2005년 '내 이름은 김삼순'으로 일약 톱스타로 떠올랐다. 이후 5년간 여러 작품에 출연했지만 큰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시크릿 가든'(2010∼2011)으로 한류스타가 됐다. 그리고 다시라는 기다린 끝에 '공조'를 만났다. '공조'가 흥행에 성공하면 약 5∼6년을 주기로 히트작을 만나는 셈이다.
"예전에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으로 한바탕 난리가 났었죠. 그 당시에는 '이게 뭐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인기가) 실감이 안 났어요. 그리고 5년 뒤에 '시크릿 가든'의 상황이 왔을 때는 그 상황을 즐겼죠. 저는 늘 좋은 상황만 있을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인가가) 없어질 거라는 것을 알고 있죠. 그래서 연연하지 않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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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빈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군 제대를 전후로 다른 색채를 띤다.
해병대 입대 전까지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 (2008), 영화 '백만장자의 첫사랑'(2006), '나는 행복합니다'(2009), '만추'(2011) ,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2011) 등 주로 멜로 연기를 해왔다.
반면 제대 후에는 '역린'(2014)과 '공조'에 이어 현재 촬영 중인 '꾼'(2017)까지 남성미가 물씬 넘치는 역할을 선택했다.
"연기변신을 의도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20대 때는 메시지가 있고 여운을 주는 작품에 더 끌렸다면, 지금은 관객들이 가볍게 접할 수 있는 작품에 더 끌리는 것 같아요. 늘 새로운 것, 지금까지 안 해본 장르나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관객들도 저의 또 다른 모습을 봐주셨으면 좋겠고요."
현빈은 "무엇이든 결정하기 전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라며 "대신 한번 결정하면 후회하지 않고 달리는 성격"이라고 했다. 현빈은 연인인 강소라에 대한 언급은 꺼렸다. 오랫동안 준비한 영화가 자신 때문에 영향을 받는 것을 원치 않아서라고 에둘러 양해를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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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sion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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