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소환' 특검, 朴대통령-삼성 뇌물 커넥션 정조준(종합)

입력 2017-01-11 21:32   수정 2017-01-11 21:34

'이재용 소환' 특검, 朴대통령-삼성 뇌물 커넥션 정조준(종합)

특검 수사 중대 변곡점…삼성 "뇌물공여 피의자 아닌 강요·공갈 피해자"

삼성 끝나면 SK·롯데로 수사확대 전망…최태원 회장 사면 대가성도 수사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최송아 기자 =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12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하기로 하면서 박근혜 대통령과 삼성을 겨냥한 뇌물 혐의 수사가 고빗길을 넘고 있다.

이 부회장은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 측에 대한 금전 지원을 둘러싼 박 대통령과 삼성 간 '뒷거래' 의혹의 정점에 있는 인물이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찬성한 대가로 삼성이 최순실 모녀를 지원하도록 했다는 게 주된 혐의다.

특검은 그동안 박 대통령, 최씨, 삼성 등이 연루된 뇌물 또는 제3자 뇌물 혐의를 입증하는 데 수사력을 모아왔다.

지난달 31일 구속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으로부터 국민연금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안에 찬성하도록 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진술을 받아냈고, 그룹 수뇌부인 미래전략실의 최지성(66) 부회장과 장충기(63) 사장을 소환 조사했다.

최근에는 최씨 일가의 삼성 지원금 수수 관련 이메일이 담긴 또 다른 태블릿PC를 입수하면서 수사가 급물살을 탔다.

법조계에서는 이 부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 것 자체가 특검의 신병처리 방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한다.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 청구를 사실상 예고한 것이란 관측이다.

앞서 삼성은 승마선수인 최씨 딸 정유라(21)씨를 지원하고자 2015년 8월 최씨의 코레스포츠(비덱스포츠의 전신)와 220억원 규모의 컨설팅 계약을 맺고 35억원가량을 송금했다.

최씨가 배후에 있는 미르·K스포츠재단에도 주요 대기업 가운데 최대인 204억원을 출연했다.

삼성 측은 승마 등을 앞세운 최씨 측 지원이 사실 관계는 맞지만 이는 압박에 못 이겨 이뤄진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는 적극적인 뇌물공여 차원이 아니라 자신들도 피해자라는 '공갈·강요 프레임'이다.

설령 혐의가 인정된다 해도 범죄 고의성이 현저히 달라진다는 점에서 뇌물죄와는 차이가 크다.

삼성을 겨냥한 수사가 마무리 수순을 밟으면 특검의 화살은 SK와 롯데 등 다른 대기업으로 향할 전망이다.

실제로 특검은 김영태 당시 SK 커뮤니케이션위원장(사장)이 2015년 8월 10일 복역 중이던 SK 최태원 회장과의 접견에서 "왕 회장이 귀국을 결정했다. 우리 짐도 많아졌다. 분명하게 숙제를 줬다"고 말한 대화 녹취록을 입수해 내용을 검토 중이다.

교도소 접견은 녹음되기 때문에 민감한 대화는 은어로 주고받는데 정황상 '왕 회장'은 박 대통령을, '귀국'은 사면으로 읽힐 수 있는 내용이다. 실제로 최 회장은 사흘 뒤 사면이 결정됐다.

특검은 사면의 대가성과 관련해 '숙제'의 의미가 무엇인지에 주목하고 있지만, 통상적인 의미의 투자·고용 확대 당부일 수도 있는 만큼 확대 해석에는 신중한 모습이다.

SK하이닉스는 사면 직후 46조원 규모의 반도체 공장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특검은 다만 SK가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금 111억원을 낸 만큼 사면이 이와 연관성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편 특검은 향후 수사 확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최태원 SK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재벌 총수 여러 명을 출국금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p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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