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의혹 해소까지 재가동 말라" vs 원자력연 "안전성 충분히 검증"
(대전=연합뉴스) 김소연 기자 = 한국원자력연구원의 하나로 원자로 내진 공사가 오는 2월 마무리돼 재가동을 앞두고 있지만, 공사의 안전성 두고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환경단체는 원자력연이 검증되지 않은 방법으로 공사를 진행해 지진 발생 시 벽체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한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11일 대전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하나로 원자로 내진 보강공사가 부실 시공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원자력연은 내진 보강 구조물인 '하이브리드트러스' 벽체 내·외부에 설치하는 방식으로 보강공사를 하고 있다.
하이브리드트러스를 기존 벽체와 고정하는 데는 두께 40㎝의 기존 벽을 관통하는 지름 10㎝의 구멍을 뚫고서 관통볼트를 설치하는 방법을 썼다.
관통볼트를 넣고도 채워지지 않은 공간은 시멘트의 일종인 '무수축 그라우트'를 넣어 밀봉한다.
원자력연이 1천800개 모든 구멍에 대해 검사한 결과 누설은 없다고 밝혔지만, 환경운동연합은 구멍이 완전 밀봉이 가능한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허재영 대전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무수축 그라우트'는 수직 방향의 구멍을 채우는 데는 탁월하지만, 하나로 외벽 보강공사처럼 수평 방향의 구멍은 완벽하게 메우지 못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지진동이 왔을 때 관통볼트, 무수축 그라우트, 기존 벽체가 각각 다른 진동수로 흔들려 균열이 발생할 수 있다고도 했다.
원자력연이 하이브리드 트러스의 내진 성능 검증을 위해 실시한 실험 방법도 쟁점이 됐다.
원자력연은 하이브리드트러스를 설치한 벽체와 동일한 실험체를 제작, 지진시 가해지는 최대 하중을 가하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필요한 내력(519kN)보다 큰 1980kN에도 철근이 버텼다는 점을 토대로 이 공법이 안전하다는 입장이다.
환경운동연합은 건물이 상하좌우로 흔들리는 지진 상황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한 실험으로, 큰 하중을 견뎠다고 해서 지진에도 강할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하이브리드 트러스 공법이 내진 보강공사에는 사용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원자력연은 "무수축 그라우트는 원자력 건물 시공에 많이 사용되는 검증된 재료로, 시공 후 기존 벽체와 완전히 일체돼 함께 수축·팽창을 한다"며 "무수축그라우트와 기존 벽체가 분리돼 균열이 생기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또 "현실적으로 건물을 흔드는 지진 실험은 불가능하고, 지진은 결국 힘의 형태로 충격이 건물에 전달 되기 때문에 이 방법으로 검증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환경운동연합이 원자력연의 설명에 근거가 부족하다며, 정보 공개를 요구하고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 재가동을 중단할 것을 요구해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so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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