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산행 사망ㆍ부상 잇따라…'체온 유지'가 필수

입력 2017-01-11 17:49  

겨울 산행 사망ㆍ부상 잇따라…'체온 유지'가 필수

"겨울철 등산, 일시적 체온 상승에 체온 관리 소홀…치명적"

(의정부=연합뉴스) 최재훈 기자 = 겨울철 산행에 나선 등반객들이 갑자기 쓰러져 숨지거나 절벽으로 추락하는 사고가 빈발해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 9일 오후 3시께 경기도 의정부시 원도봉산에서 등산하던 A(60)씨가 갑자기 마비증세를 일으키며 쓰러졌다. A씨는 출동한 구조대와 함께 산에서 내려와 무사히 귀가했다.

앞서 지난 7일 오전 포천시 신북면 왕방산 정상 인근에서는 등산객 B(55)씨가 바위에서 추락했지만 약 3m 아래 나무에 걸려 크게 다치지는 않았다.

이들 사고는 다행히 큰 피해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지난 연말에는 등산객의 목숨을 앗아간 안타까운 사고가 잇따랐다.

지난해 31일 의정부시 금오동 천보산 쌍둥이 철탑 부근을 지나던 남성 등산객이 산행중 갑자기 쓰러져 숨졌고, 29일 고양시 북한산 백운봉 근처에서도 남성 등산객이 돌연 숨졌다. 숨진 이들은 모두 평소 건강에 큰 문제가 없던 40대였다.

경기도 북부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경기북부지역에서 총 146명의 등산객이 구조됐다.

요인별로는 산에서 길을 잃는 조난이 63명으로 가장 많았고, 실종ㆍ추락이 30건, 급성 질환이 8건, 기타 요인이 40건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겨울 산행에서는 특히 체온 유지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산은 고도가 100m 높아질 때마다 기온이 0.5∼1도씩 낮아지고, 거기에 바람까지 불면 체온 유지가 더 힘들어진다. 초속 1m의 바람은 체감 온도를 2도 정도 떨어뜨린다.

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11일 "겨울철 등산을 하면 일시적으로 체온이 올라 체온 관리에 소홀한 경우가 많은데, 이는 치명적"이라며 "저체온증이 발생하면 노약자의 돌연사 확률도 높아지고, 체력도 급격히 떨어져 사고 위험성이 크게 증가한다"고 말했다.

사고 위험이 큰 만큼 겨울철 산에 오르기 전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방한용품과 열량이 높은 간식, 아이젠과 스틱 등 안전 장비를 챙기고, 기온 변화에 대비해 여벌의 옷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등산 계획을 짤 때는 체력에 맞는 코스를 잘 선정하고 꼭 오후 4시 이전에는 산에서 내려와야 한다. 눈이 쌓이면 등산 시간이 2배 이상 소모되므로 일기예보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가파른 절벽이나 바위 위에서 사진을 찍는 것도 금물이다. 겨울철 얼음이 얼고 녹으며 미끄러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소방 관계자는 "겨울철에는 등산객이 상대적으로 적어 도움을 받기도 힘들기 때문에 등산 시에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jhch79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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